원·달러 환율 일중 변동폭 40원..코스피 사흘째 1050선 '맴맴'
금융시장이 주말을 맞아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새벽에 거래를 마친 뉴욕증시가 4% 이상 급락하면서 12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되돌아간 여파에 오전장 원·달러 환율이 1600원 가까이 치솟고, 코스피 역시 1030선대까지 저점을 낮췄지만 이후 패닉 심리가 서서히 해소되면서 환율은 하락 반전하고, 이에 따라 주가 역시 약보합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6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원 내린 1550원으로 하루만에 재차 고점을 낮췄다. 일중 변동폭은 40원에 달했다. 코스피 지수도 오전장 1030선대까지 떨어졌지만 오후장 일시적으로 장중 반전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마감지수는 3.15p(0.30%) 내린 1055.03포인트.
국채선물3년물 역시 전날보다 29틱 오른 111.89로 마감했다. 내주 금통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부분적으로 작용한 흐름이다.
◆외환시장, '널뛰기' 장중 변동폭 40원..1550원(-18원) 마감
외환시장의 하루변동폭이 40원에 달했다. 환율이 하락 마감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안정세를 되찾은 것이 다행이다.
장 초반만 하더라도 급등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8원 내린 15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 증시 급락 여파에 전날보다 22원 급등한 1590원에 개장했다. 간밤 역외환율이 급반등하면서 1580원대로 올라서고 제너럴모터스(GM)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개장과 함께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주식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 1600원에 호가가 나오는 등 불안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환율이 1600원에 대한 고점인식으로 역외에서 매도에 나서면서 줄줄이 달러매물이 출회됐다. 환율은 1540원선 까지 낙폭을 키웠다.
환율 1600원선이 정부의 개입선으로 인지된 가운데 단기 고점 인식이 높아지며 역외 헤지펀드 차익매물도 부분적으로 쏟아져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은행권 숏 플레이가 가세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600원대 돌파에 대한 심리가 꺾이면서 손절매도가 나와 아래로 밀린 전형적인 수급장이었다"면서 "이날은 작은 수급에도 민감하게 움직이면서 1000만불 주문에도 5원~10원 가까이 움직이는 양상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코스피, 환율따라 '널뛰기'..1055.03p
코스피 지수는 미국 증시의 4% 급락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모습을 보였다. 선물수급 상황에 따라 프로그램매무세가 유입되면서 오전장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지수는 이틀째 약보합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3.15포인트(-0.30%) 내린 1055.03포인트, 지난 4일 종가 1059.26포인트에 비해선 겨우 4p 가량 밀린 것.
외국인은 하루만에 재차 매도세로 돌아섰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14억원과 341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975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들은 978계약을 순매수했다. 내주 선물옵션동시만기일에 따라 환매수 물량이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이 1683계약을 순매수한 가운데 기관은 2419계약 순매도했다.
프로그램은 차익 1642억원, 비차익 1068억원 등 전체적으로 271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삼성테크윈이 포함된 의료정밀업종이 10.29% 오름세를 탔고, 의약품(+2.14%),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전기가스업(-3.34%), 금융업(-2.30%)등은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시총상위주 중에선 삼성전자가 전날과 같은 50만3000원에 마감했고, LG전자, KT&G, KT, LG디스플레이등은 상승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글로벌 금융불안 여파에 각각 3.93%와 4.43% 급락세를 보였다.
상한가 3개를 비롯해 354종목이 오른반면 하한가 6개 포함 458종목이 흘러내렸다.
코스닥지수는 3.02포인트(0.83%) 오른 365.18로 마감,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권금리, 환율 낙폭 확대에 낙폭 늘려..국채선물 111.89(+29틱)
환율 낙폭 확대에 금리 낙폭도 커졌다.
국고 3년물은 7bp 하락한 3.63%, 5년물은 8bp 하락한 4.58%에 호가를 형성했고, 국채선물3년물은 전날에 비해 29틱 상승한 111.89에 마감했다.
오후 중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금리 낙폭이 확대되면서 한주간 거래를 마쳤다. 오후에 정부개입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한 것이 불안심리 완화에 기여했고, 다음주 국고 5년물도 상당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ECB와 BOE가 50bp 씩 금리를 인하하고 추가인하를 시사한데다, BOE의 경우 1500억 파운드 한도까지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당장 내주 있을 우리나라의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는 안하더라도 양적 완화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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