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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원화값 연중 최저..2차금융위기 오나(종합)

주가도 설 연휴 이후 최저치..시총 하룻새 28조 '증발'

국채와 원화값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럽발 2차 금융위기에 따른 먹구름이 금융시장 참여자들을 패닉 상황으로 이끌고 있다.

주가 역시 설 연휴 이후 또 다시 1130선을 밑도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림자를 드러내고 있다. 증시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사이 28조 가량 감소했다.

국채선물은 111.21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추경예산이 당초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수급 우려에, 상당수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두려움에 빠졌다.

원·달러환율은 28원 추가 상승하며 1455.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일 동안 환율은 무려 74.5원이나 급등하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공포로 몰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1%(48.28포인트) 떨어진 1127.19으로 마감, 60일선까지 맥없이 내주고 말아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내비쳤다.

◆'악재의 두더쥐게임' 코스피 1130선도 하회

금융시장의 거울인 주식시장은 그동안 잠재돼 있던 악재들이 두더쥐마냥 잇달아 불거져나오자 그동안 상승분을 일순간 토해내고 말았다.

북한문제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된데다 유럽발 2차 금융위기설이 나돌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여기에 장중 나스닥선물의 하락 소식도 이날 밤 뉴욕증시의 하락을 암시, 지수를 아래쪽으로 끌어내렸다.

원ㆍ달러 환율은 연중최고치인 1450원대에 진입했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 역시 연중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작년 하반기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외국인은 6거래일째 순매도세를 지속했으며, 선물 시장에서도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이끌어내는 등 셀 코리아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인만이 매수 주체에 나선 가운데 481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안간힘을 썼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쏟아낸 1776억원과 3359억원을 소화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5497계약을 순매도하면서 베이시스를 악화시켰고, 이는 프로그램 매물로 연결됐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1660억원, 비차익 900억원 매도로 총 2562억원 규모의 매물이 출회됐다.

업종별로도 전 업종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기계(-6.68%), 건설업(-5.60%), 금융업(-5.25%)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의료정밀(-0.64%) 등의 업종은 상대적으로 선방해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전일대비 1만3500원(-2.68%) 내린 49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한 가운데 포스코(-3.05%), 한국전력(-5.25%), 현대중공업(-6.19%) 등도 큰 폭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 23종목 포함 98종목이 상승했고 하한가 12종목 포함 750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9.70포인트(-4.89%) 내린 383.17로 거래를 마감, 전날 4개월만에 되찾은 지수 400선을 하루만에 재차 반납했다.

◆원ㆍ달러 환율, 1455.5원 '연중최고'..당국개입도 무용지물

원ㆍ달러 환율이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400원대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나흘 연속 14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급등세를 이어간 끝에 저항선을 1430원에서 1460원 이상으로 30원 이상 벌려 놓아 첫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당국을 무안케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8.0원 오른 145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12월 5일 1475.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1430원대에 급등 개장한 후 오전 중 매물 공백으로 역외 매수세가 촉발되면서 1450원을 한 차례 찍는 등 상승폭을 키웠으나 당국 개입 추정 매물이 나오면서 1440원대에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증시 급락과 아울러 시장 참가자들의 롱심리가 거세게 표출되면서 장막판 환율은 1450원선을 재차 돌파는 물론이고 1360원선마저 터치한 후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매물이 나오면서 1455원선에서 마감했다.

이날 외환당국은 올해 처음으로 장중 1450원이 뚫리면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섰지만 상승으로 쏠린 심리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외화유동성 악화 우려,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역외 매수세 급증 등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전일 뉴욕증시가 프레지던트데이로 휴장했음에도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1420원선이 뚫릴 경우 14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만큼 전일 환율 관련 악재가 해소가 안되면서 상승 분위기를 형성했다"며 "그동안 환율 상승을 어느 정도 막아줬던 네고 물량 장막판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네고 물량 출회를 예상해볼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한국CDS프리미엄 상승 등 외화자금 시장 여건 악화마저 맞물리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상승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최근 환율불안으로 국내 CDS 프리미엄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한국CDS프리미엄은 전일 370을 웃도는 수준에서 390으로 전일대비 9.86%(35bp) 급등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유럽 경기 악화와 함께 국내 외화차입 여건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채권시장이 폭락하고 스와프포인트도 큰 폭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암울하다"면서 "정부가 매도 개입에 나선다고 해도 이틀동안 55원 가까이 상승한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해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산은경제연구소 부부장은 "시장 불안과 함께 외화자금시장 여건도 함께 악화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당분간 1470원에서는 막힐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 달러 강세, 유럽금융시장 악화 등의 대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 현재로서는 정부개입 외에는 이렇다 할 하락 요인이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채선물 장중 원빅(100bp) '폭싹'..연중최저치 '패닉'

국채선물이 장중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패닉상태에 빠졌다. 추경예산안이 30조원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면서 시장에 물량부담으로 작용한데다 원·달러 환율도 전거래일보다 28.00원이 오른 1455.50원으로 마감하는 등 악재가 쏟아진 때문.

증권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매물 세례도 국채선물 급락을 부채질했다.

채권선물시장에서 3년물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92틱 하락한 111.16으로 마감했다. 이날 28틱 하락한 111.80으로 개장한 국채선물은 장초반 차익실현용 환매수가 간간이 유입되면서 힘겹게 출발했다. 장중한때 111.93까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외요인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과 환율 급등, 추경물량에 대한 막연한 부담으로 시장에 매수세력이 실종되면서 주요 이동평균선과 지지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장막판 111.21을 기록하며 지난 4일 장중 111.23을 깨고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경환 한나라당 수석정조위원장이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 “구체적 액수를 밝힐 수 없지만 그 규모가 굉장히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매수주체별로 증권과 외국인이 각각 4179계약과 2814계약을 순매도하며 물량을 쏟아냈다. 반면 은행과 투신이 각각 4379계약과 1441계약 순매수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일주일 전 만해도 추경이 20조원 가량으로 예측됐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 30조원이 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했다”며 “대외요인과 환율급등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환율상승과 추경물량에 대한 부담감으로 장초반 약세로 출발했고 장중 차익실현용 국채선물 환매수가 간간이 유입되기도 했다”며 “하지만 증권 및 은행권의 대기매도세와 외국인의 적극적인 국채선물 매도로 장막판까지 금리급등 및 국채선물이 급락하며 마감했다”고 말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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