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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사업 추진 "전면 재검토 필요"

용산사고 계기...전문가들 이구동성 지적

서울 도시 전체에서 진행되다시피한 재개발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용산 사고가 보여준 재개발사업의 단면은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다.

특히 법에서 규정한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보상 외에 생활권을 보장해달라는 부분이 포함될 개연성이 많아 적절한 사전의견수렴 등을 통한 갈등요인 최소화 노력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도심 주거환경 정비사업 급증추세
도심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정부와 지자체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직주근접형 주거공간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도심재개발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역세권개발과 재개발사업 등이 재정비촉진지구 형태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9.19대책을 통해 도심내 주택공급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고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미니 뉴타운과 역세권 고밀복합형 뉴타운 개발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영세서민들이 삶터를 잃고 쫒겨나는 사례가 심심찮게 목격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9.19 대책에서 도심 내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 뉴타운을 추가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힌 정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다.

재산권.생활권 보상 요구도 늘어
도심 개발사업지내 사업시행자와 토지나 건물 소유주 및 세입자들은 보상을 놓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시행자는 적은 비용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려 하지만 보상을 받는 측에서는 보상금을 될수록 많이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세입자들은 개발 자체를 반대하며 극한 갈등을 빚기도 한다. 보상액이 생계를 보장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세입자들은 재산권 보상을 주장하기보다 생활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내걸어 시행사들이 난감해한다. 이번 용산 사건도 이런 유형이다.

상점을 운영하는 세입자들이 철거할 경우 생계가 막막해진다며 적절한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특별법과 달리 주거환경정비법이나 공익사업 토지보상법은 재산권 보상만 해당된다"면서 "생활권 보상과 관련된 것은 다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업초기단계 이해관계 조정해야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토지보상 단계에 들어가기 전 사업초기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업이 본격화되는 보상단계에 접어들 경우 이해관계가 첨예해져 극한 대립국면이 조성될 수 있기에 사업초기에 갈등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박사는 "이번 사고에서 짚고 넘어갈 점은 사업추진단계에서 모든 이해 주체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것과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대책을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따라서 "토지소유자 뿐만아니라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간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발가능성 커 제도개선 필요
더욱이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크고작은 재개발사업 관련 갈등이 불거져 왔음에도 보상액 규모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 정도로 치부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거환경연구원 김태섭 박사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크고작은 대립 사례가 많이 있던 고질적 문제"라면서 "재산권 보상과 아울러 생계를 보장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성수 박사는 "서울시가 재개발 외에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등 도심 주거환경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영세 상점을 운영하는 계층에게 개발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비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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