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섭기자
임철영기자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여론전'의 공세를 높이고 있다.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겠다"고 엄포를 놨다. 비판 여론을 향해서는 "마귀에게 양심마저 빼앗겼느냐"고 비난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차단하고 정책 효과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5분께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상식적이고 번영하는 나라를 위해 망국적 부동산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엄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다주택자 눈물을 안타까워하며 부동산 투기 옹호하시는 여러분들, 맑은 정신으로 냉정하게 변한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면서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박 엄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어서 권고드리는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대통령의 부동산 '강공 메시지'는 4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상화는 코스피 5000이나 (불법)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다"고 말한 이후 발언의 수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야당의 비판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라고 반박하거나, 다주택자들을 향해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말라"고 경고하는 식이다.
이날도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을 지적한 기사를 공유한 뒤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는다"며 "이들로 인한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고 반문했다. "돈이 마귀라더니, 마귀에게 양심마저 빼앗겼느냐"는 강도 높은 비판도 덧붙였다.
청와대는 무조건적인 정부 비판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판 기사는 당연히 받아들인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에서 이재명 정부가 반드시 실패한다는 식의 생각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전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싶으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실패할 것으로 기대하고 선동하시는 분들께 알려드린다"면서 "이전에는 부동산이 유일한 투자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대체투자 수단이 생겼다"고 말했다. 과거 가장 선호하는 투자수단 1위가 부동산이었다면 지금은 주식이 1위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의미다. 자신의 공약 이행률이 평균 95%에 달한다며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약 1시간 뒤인 9시8분께 강남 부동산 매물이 늘었다는 기사를 소개하며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한 셈이다.
한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보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했던 것처럼 5월9일 유예 조치를 종료하되, 매매계약 체결분까지는 중과를 면제해주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