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성과급'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한 SK하이닉스 직원의 보육원 기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 직원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한 보육원에 피자 10판, 과일, 간식 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에는 그가 보육원에 전달한 피자와 견과류, 딸기·샤인머스캣·귤 등의 과일 등이 찍혀 있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 인증 등을 통해야 가입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글 작성 시 자신의 직장이 표기된다.
A씨는 "오늘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소비를 하고 왔다"며 "(보육원) 아이들이 견과류를 많이 못 먹는단 얘기 듣고 견과류도 종류별로 사서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창 시절이 너무 힘들어서 그때 취업하고 자리 잡으면 꼭 보육원에 기부도 하고 맛있는 거 사서 보내준다고 다짐했는데 그거 이루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기 전에 행복한 마음으로 장 보고, 맛있는 걸로 사주려고 과일도 맛보고 신경 써서 고르고, 근데 갔다 오니까 행복하면서도 너무 슬픈 그런 복잡한 마음"이라며 "차 타고 집에 오는데 왜 이렇게 슬픈 건지 모르겠다. 내가 위로를 받고 온 건가 싶고 그냥 아이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게 아닐까 봐 속상하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고 밝힌 A씨는 "지금까지 아등바등 살았는데 오늘 처음으로 돈을 돈답게 쓴 기분이다. 혹시나 이런 생각해 본 적 있으면 한번 도전해 보라"며 "남에게 베푼다는 게 꼭 부자들만 하는 건 아니다. 봉사라는 게 내가 위로를 받고 온 기분이라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심정이 될지는 몰랐다"고 했다.
SK하이닉스 직원 A씨가 세종의 한 보육원에 아이들을 위한 음식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블라인드
이 게시글은 댓글 500여개가 달리고, 좋아요 3000개를 받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글 보면서 나도 어릴 때 다짐 떠올렸다", "진짜 잘했다. 칭찬한다", "보고 배우겠다. 멋있다", "선한 영향력", "이것이 낙수효과", "연봉만큼 마음도 넓다", "자선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렉스(돈 자랑)인 것 같다", "실천이 어려운 건데 정말 잘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글이 화제가 되자 A씨는 추가 글을 남겨 "큰일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줄 몰랐다"며 "혹시 보육원에 갈 계획이면 뭐가 필요한지 미리 물어보고 가라. 좋은 마음으로 아이들 간식 사다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겹칠 수 있으니 전화로 물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하반기 노사 협의를 통해 '기본급의 최대 1000%'라는 기존 PS 지급 한도를 폐지하고, 전년 영업이익의 10% 전체를 재원으로 삼아 PS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하는 기준을 적용한다. 직원 3만3000여명이 받을 수 있는 몫은 1인당 평균 1억36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