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노르웨이 왕실이 연이어 불거진 사생활·범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왕위 계승 1순위인 호콘의 아내 메테 마리트가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앞둔 그의 장남이 또다시 체포됐다.
2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노르웨이 경찰이 호콘 왕세자의 의붓아들이자 메테 마리트 왕세자빈의 큰아들 마리우스 보그르 회이비를 폭행과 흉기 협박, 접근금지 명령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해당 범행이 지난 주말 동안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메테 마리트 왕세자빈(오른쪽)의 큰아들 마리우스 보그르 회이비. AP연합뉴스
앞서 오슬로 지방법원은 재범 위험을 이유로 경찰이 요청한 최대 4주간의 구금 조치를 받아들였다. 회이뷔는 이미 성폭행 4건을 포함해 전 연인에 대한 폭력, 마약 소지, 교통법규 위반 등 총 38개 혐의로 기소돼 오는 3일부터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기다려 왔으며, 술과 코카인에 취한 상태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집 안의 물건을 부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성범죄 혐의와 대부분의 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이뷔는 메테 마리트 왕세자빈이 2001년 호콘 왕세자와 결혼하기 전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왕족 신분이 아니며 왕위 계승 서열은 없다. 호콘 왕세자는 지난주 의붓아들의 재판과 관련해 "회이뷔는 왕실의 일원이 아니며 노르웨이 시민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갖고 있다"며 "사법 절차가 질서있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회이뷔의 친모인 메테 마리트 왕세자빈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이 왕실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이른바 '엡스타인 문건'에서 메테 마리트 왕세자빈의 이름이 최소 1000회 이상 등장하며, 두 사람의 친분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이에 대해 왕세자빈은 AF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판단력이 부족했으며 엡스타인과 접촉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그의 배경을 더 면밀히 확인하지 못했고, 어떤 인물인지 충분히 빨리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 관련 국제적 파문과 왕세자빈 장남의 중범죄 재판이 맞물리면서, 노르웨이 왕실은 이례적인 '이중 악재' 속에 여론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