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임철영기자
이지은기자
다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2일엔 엑스(X·옛 트위터)에 서울 강남에 4억원 낮춘 급매가 나왔다는 언론 기사를 공유했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그간 꾸준히 줄어들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변화된 기류도 감지된다.
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를 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오피스텔 포함) 매매 매물은 5만7468건으로 닷새 전에 견줘 3.1% 늘었다. 2000건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으로는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서둘러 내놓는 물량이 생겨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지난해 3월 전후로 9만건을 넘겼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후 꾸준히 감소세에 있었다. 대출규제에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거래에 제약이 있기도 했으나 현 정부 들어서도 집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매도자 우위 시장이 한동안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반등세로 돌아선 후 증가 조짐이 완연해진 것이다.
매물 증가는 이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언급이 나온 시점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 2일 오전까지 엑스에 6건의 부동산 메시지를 남기면서 다주택자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달 31일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길…이번이 마지막 기회였음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적은 데 이어 "계곡정비나 주가 5000 달성처럼…집값 안정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킬 것"이라는 포스팅을 남기기도 했다. 1일에는 '날벼락' 프레임을 겨냥해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걸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드느냐"고 반문하며, 양도세 중과 조치 유예가 "야금야금 어언 4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내는 것이다. 이전 정부처럼 정책을 집행한 후 시장과 타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이른바 '버티기'에 나선 투기 수요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최근 매물 증가 흐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통령 언급 이후 집주인들이 저렴하거나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물건을 내놓고 있긴 하다"면서도 "문재인 정부 때처럼 버티면 결국 가치가 오른다는 생각이 퍼져 있어서 수요가 많은 아파트 매물은 이전과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 이촌동 부동산은 "대통령 양도세 중과 발언 후 다주택자 매물이 두 건 정도 나왔는데 호가를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면서 "머지않아 팔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팔리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는 정도지 급하게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에 제약이 많은 탓에 매물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길음뉴타운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다주택자 물량 대부분은 임차를 두고 있는데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등 여러 제약이 있어 매물을 내놓고 싶어도 내놓기 힘든 상황"이라며 "양도세 중과 부활을 예상하고 시장에 나온 매물은 이미 다 팔렸고 여전히 경쟁하듯 호가를 올리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