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미·중 패권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적 자원 비축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국기와 금괴를 AI로 생성한 이미지.
28일 일본 매체 닛케이아시아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분석을 인용해 "중국의 금 보유량은 약 5500t(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중국이 공개한 수치의 두 배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추정대로라면 중국은 8000톤이 넘는 금을 보유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금 보유국이 된다. 닛케이아시아는 "정확성 여부와 별개로, ANZ의 분석은 미·중 양강 체제가 굳어질 경우를 대비해 중국이 전략 자원을 축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중국은 2011년 발표한 '신(新) 광물 탐사 전략'을 통해 원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금, 구리, 우라늄, 희토류 등 각종 자원의 탐사와 채굴 확대를 추진해 왔다. 이 같은 기조 속 중국은 금 매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중국 매체 국제금융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14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7415만온스(2306톤)로, 같은 해 11월 말(7412만온스)보다 3만온스 증가했다.
중국의 자원 확보 전략은 인력 채용 움직임에서도 드러난다. 매체는 "쯔진광업그룹(Zijin Mining Group) 등 주요 국유 자원 개발 기업들이 야금·지질조사·광산 개발 분야 인재 채용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국제 금값은 29일 사상 처음 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온스당 5584.26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 ANZ에 따르면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7000억달러(약 999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과거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중국의 국채 보유량은 미국 정부부채 38조달러의(약 5경4200조원) 약 2%에 불과하다. ANZ의 추정대로라면 중국이 보유한 금의 가치는 미 국채 보유액을 웃돈다.
닛케이아시아는 "분석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경 전략을 택했다면 오히려 미 국채 매입을 크게 늘렸을 것이라고 본다"며 "과거처럼 미국 국가부채의 약 10%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1년간 중국에 가한 압박 수위도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를 줄이는 배경에는 미국 재정 악화에 따른 신용 위험을 의식한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외환보유액 일부를 활용해 일대일로(一帶一路) 인프라 기금도 조성했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금은 경제 위기와 인플레이션에 강하지만 이자를 낳지 않는 자산이다. 매체는 "중국의 금 매집은 결국 마땅한 투자 대안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