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심진석기자
전남 영광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이 확인됐다. 전남도 제공
전남 최초로 영광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가운데 감염경로를 놓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구역이 공식적으론 충청도 부근에서 멈춰있는 상태인데 인근인 전라북도를 거치지 않고 전남에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8일 전남도 및 영광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영광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농장주가 새끼돼지 등 하루평균 10여마리의 돼지가 폐사(지난 1월25일 최초 인식)하고 있다며 지역 공수의를 통해 방역기관에 신고했고,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정밀검사 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감염경로다. 일반적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 숙주와 돼지 간 직접 접촉을 통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야생멧돼지가 주요 감염 매개체인데 멧돼지의 침, 분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전파되는 것이 대표적 구조다. 잠복기는 짧게는 3~4일에서 길게는 20일까지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치사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은 현재 국내 돼지농장에서 59건(인천 5·경기 27·강원 20·경북 5·충남 1·전남 1), 야생멧돼지에서는 4,326건(경기 679·강원 1,997·충북 545·경북 1,062·부산 25·대구 18)이 공식 확인됐다. 지역을 나눠보면 윗지방에서 아랫지방으로 계단처럼 내려오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영광 양돈장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사례는 중간구간이라고 볼 수 있는 전북을 거치지 않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란 분석이다.
해당 농장은 성돈(다 큰 돼지)과 새끼돼지를 키워 유통하는 일종에 종돈장으로 총 2만1,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축 등 별다른 가공 시스템도 없어, 타 지역 돼지가 농장에 유입될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농장 주변으로 서식하는 멧돼지들에 이상변화(집단폐사 등)는 없다는 것이 영광군 공식 입장이다.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지만, 눈에 띄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았단 부연이다.
이에 일각에선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일반적인 감염경로가 아닐 수 있다는 추정도 혼재해 나오는 실정이다. 야생동물에 의한 감염이 아닌 사람이나 차량 등에 의한 감염 가능성 또는 농장 내 들어온 우편물까지도 의심을 받고 있다. 농장주가 '해남', '고창', '정읍' 등에도 농장을 운영하는 만큼, 조사구역이 보다 확대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도와 영광군은 추정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세워두고 사실상의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별개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절차에도 들어갔다. 전날(27일)부터 돼지 살처분 작업이 시작됐으며, 29일까지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발생 농장 반경 10㎞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정해 양돈농장 이동 제한과 집중 소독, 정밀검사 등 확산 차단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돼지 농장과 관련 종사자·차량을 대상으로 28일 오후 8시까지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공동방제단 99개단과 시군 보유 소독 차량 등 가용 소독자원 85대를 총동원해 소독을 강화했다.
유덕규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상대적으로 잠복기가 짧아 만약 감염되면 감염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곧바로 이상 신호가 감지된다"며 "전북에 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전남 영광에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까지 3~4일 정도 소요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