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일반 병사의 월급이 3년 사이 두 배 넘게 오르면서 군 장병의 가처분소득이 확대됐지만, 이와 비례해 채무 조정 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대전화 사용 허용 이후 주식·코인 투자와 게임머니 거래, 사이버 도박 등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은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 조정을 받은 현역 장병이 432명이라고 밝혔다. 2021년 297명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채무 조정액도 56억 원에서 102억 원으로 확대됐다. 채무 조정 확정자들의 평균 채무액도 2021년 1900만 원에서 지난해 2400만 원으로 상승했다.
이런 변화는 장병 급여 인상 시점과 겹친다. 2021년 60만 8500원이었던 병장 기준 월급은 2023년 100만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150만원까지 올랐다. 군 장병의 휴대전화 사용 확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장병들은 평일 과업 종료 이후 및 휴무일에 휴대전화 사용을 할 수 있고, 주식·코인 거래 애플리케이션 예약 매매 기능 등을 활용해 실질적으로 투자가 가능해졌다.
사이버 도박에 대한 노출도 증가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020~2024년 군 내 휴대전화 사용 위반 징계 4만7357건 중 사이버 도박이 1612건(3.4%)을 차지했다. 군검찰 사건 접수 현황에서도 도박 관련 징계는 육군 437건, 해군 46건, 공군 27건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도박으로 형사 입건된 사례 또한 지난해 453건에 달해 2021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으며, 적발 인원의 절반 이상이 1000만원 이상의 판돈을 사용한 고액 도박으로 확인됐다.
채무 조정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입대 전 발생한 채무를 소득 감소로 감당하지 못해 조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군 복무 중 새롭게 발생한 투자·도박성 채무가 늘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장병 월급 인상으로 저축하는 병사도 늘었지만 자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휴대폰으로 게임머니 거래나 사이버 도박 등을 하다가 채무불이행자가 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금융 지식 부족과 중독 위험이 병영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경제·금융 교육을 확대하고, 군 내 불법 도박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관련 예방 조항을 담은 '부대 관리 훈령' 개정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