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어먹다 보면 한 통 비우는…일본 민트 '민티아'의 역사 [日요일日문화]

1996년 출시돼…30년 된 스테디셀러
분말 배합해 압축해 만드는 방식
코로나19 마스크 전용 민트 등
트렌드 맞춘 혁신으로 '국민 캔디'로

"오, 이거 일본 민트죠?"

일본 편의점에서 계산대 앞 껌 파는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민트 캔디 민티아입니다. 일본 가면 사 오는 민트 캔디로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패키지가 카드처럼 얇고 가벼운 원조 '민티아'와, 세로형 케이스에 조금 더 알이 큰 캔디가 들어있는 '민티아 브리즈', 그리고 더 큰 사이즈 '민티아 메가' 세 가지가 있는데요. 사실 이 민티아는 일본에서 3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입니다. 이 민트 맛을 내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했다는데요. 오늘은 일본 민티아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민티아의 대표맛인 '와일드 앤 쿨'. 아사히식품.

1996년 탄생…압착해 굳혀 만드는 형식

민티아가 탄생할 즈음, 일본에서는 네덜란드 '프리스크' 등 민트 캔디가 들어오기 시작할 때였다고 해요. 전부 해외 브랜드였다는 점을 고려해 당시 폴라푸드라는 식품업체가 일본 업체 최초로 민트 캔디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민트의 청량한 맛, 일본인이 좋아할 만한 맛을 둘 다 잡아 일본만의 민트 캔디를 탄생시키는데요.

특이한 점은 이 태블릿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모든 재료를 녹였다가 굳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민트 베이스와 향료 모두 분말 형태로 섞은 다음에 강하게 압착하는 개념입니다. 과일 맛은 동결 건조 과일 분말을, 소다 맛 등 인공적인 맛은 해당 맛이 나는 작은 캡슐을 섞어 넣는다고 해요. 그래서 자세히 보면 민티아 태블릿은 하얀 바탕에 무엇인가 점처럼 콕콕 찍혀있는 모습인데, 이것이 압착 전 섞여 있던 향료 등 분말인 거죠. 이 모든 것을 열을 가하지 않고 강하게 눌러서 굳히는 거라고 합니다.

1996년 발매 당시 세로형 케이스에 담겨 나왔던 민티아. 이후 지금의 가로형으로 바뀌게 됐다. 민티아가 발매될 즈음에는 루즈삭스, 미니디스크 플레이어 등이 유행했다. 아사히식품.

그렇게 폴라푸드는 1996년 도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티아 페퍼민트'와 '민티아 카시스 앤 민트'를 출시합니다. 당시 케이스는 지금의 얇은 가로형이 아니라 세로형 케이스로 출시됐었다고 해요. 가로형으로 바뀌게 된 것은 시장 출시를 하고 6년이 지난 2002년이었다는데요. 발매 이후 민티아는 주로 매장 선반 아래쪽 상자에 진열됐었는데, 민티아를 하나 꺼내 가면 세로형 민티아는 줄줄이 앞으로 쓰러지는 일이 잦았다고 해요. 그러면 디자인 자체도 보이지 않게 되니 무슨 상품인지 고객은 알 수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초반에는 인지도도 그다지 높지 않았고, 매출도 부진했었다고 합니다. 가로형으로 케이스를 바꾸면서 존재감도 높아지고 매출도 상승했다고 해요. 신기한 일화죠?

민트 찾아 전 세계 뒤지고…꼼꼼하게 테스트

폴라푸드는 민티아 출시 이후 2000년대 초 아사히 식품에 인수됐고, 지금은 아사히 그룹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배합과 레시피를 만들어 꾸준히 새로운 맛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시중에 다양한 맛이 출시됐지만, 제일 기본이 되는 민트 맛에 큰 노력을 쏟는다고 해요. 민트에도 스피어민트, 페퍼민트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이를 가공하는 제조사에 따라 맛이나 향이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또 산지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대 산지인 미국 민트밭으로 출장을 가서 직접 잎을 확인하고 오는 일도 있다고 해요. 한때 아사히 식품에서도 원료로 사용하던 민트 농가가 재배를 중단하면서 비슷한 맛의 민트를 전세계에서 찾느라 개발자들이 엄청나게 고생했다고 해요. 그 정도로 민트에 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민티아 브리즈 시리즈. 아사히 식품.

특히 민티아의 경우 수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맛의 밸런스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쉽다고 해요. 그래서 풍미가 변하지 않게 배합이나 압축 조건을 바꾸면서 수십 가지의 시제품을 만들고 시험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전문 평가원의 관능검사까지 거쳐야 비로소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해요.

종류 300가지 넘어…트렌드 맞춰 발매

현재 판매 중인 민티아는 민티아 10종, 민티아 브리즈 12종, 목에 좋은 성분이 들어간 목에 특화된 민티아 플러스 보이스 1종, 그리고 민티아 메가 2종 총 25종류가 있습니다. 기간 한정이나 출시했다 사라진 민티아까지 합치면 320종이 넘는다고 해요. 민티아는 그때그때 트렌드를 잘 반영하기로 유명한데,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춰 출시된 상품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출시됐던 민티아 브리즈 플러스 마스크 레몬 라임 민트맛. '마스크 착용 전용'이라고 쓰여있으며 입을 촉촉하게 만들고 향기를 더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아사히 식품.

계기는 이렇습니다. 원래 민트 캔디를 먹는 목적이 식후나 미팅 전 구취 제거다 보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팬데믹 동안 민티아 매출이 실제로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것이죠. 평년 매출의 60% 수준으로 뚝 떨어졌었다고 해요. 그래서 민티아는 '민티아 브리즈 플러스 마스크'라는 참신한 맛을 개발해냅니다.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으면 상대방은 입 냄새를 못 맡아도 자기 자신은 계속 맡아야 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입이 자꾸 메마르기도 하고요. 이것을 고려해 입안에서 수분감을 느낄 수 있는 아로마 캡슐을 넣고, 눈까지 매운 수준보다는 청량감을 주는 수준의 민트를 배합해 마스크 착용이 불편하지 않게 만드는 민트를 출시했었다고 해요. 덕분에 이듬해에 V자 곡선을 그리듯 매출이 재반등했다고 합니다.

현재 일본 민트 캔디 시장에서 민티아는 점유율 부동의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하죠. 작은 민트 캔디 한 알을 위해 고집해온 연구와 시대 흐름을 읽는 감각, 두 가지가 민티아를 일본 편의점 계산대 앞 스테디셀러로 만든 비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획취재부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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