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7.4. 강진형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0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향후 심리 계획 등을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지만 박 전 처장은 이날 재판에 출석했다.
박 전 처장 측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고의성 여부는 다퉈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전 처장 변호인은 "특검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 자체는 인정한다"면서도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한 것은 통상적인 보안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을 로그아웃하면 윤 전 대통령과의 비화폰 통화 내역 등이 삭제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비화폰 처리와 관련한 구체적인 규정이 있었냐"고 묻자 김 전 처장은 "(규정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조태용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사건과 박 전 처장 사건과의 병합을 논의했다. 조 전 원장의 사건은 같은 재판부가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조 전 원장 사건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병합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박 전 처장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비화폰 정보를 '원격 로그아웃'을 통해 임의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지난해 12월 기소했다.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이 내란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고의를 갖고 이런 행위를 벌였다고 보고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