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열풍으로 승객들의 평균 체중이 줄면서 미국 항공사들이 올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로이터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항공·운송 담당 실라 카흐야오글루 애널리스트 팀은 최근 항공업종 리서치 보고서에서 "비만 치료제 확산으로 미국 항공사들이 올해 기준 최대 5억8000만달러(약 8500억원)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승객의 평균 체중이 10% 감소할 경우 항공기 한 대당 이륙 중량이 약 2%(1450㎏)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연료 효율이 개선되면서 연료비는 최대 1.5% 감소하고, 항공사의 주당순이익은 최대 4%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분석은 보잉 737 맥스8 기종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제프리스는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들의 연료비 절감에 비만 치료제 확산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4개 항공사는 올해 약 160억갤런의 연료를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며, 갤런당 평균 가격을 2.41달러로 가정하면 연료비 규모는 약 390억달러(약 58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운영비의 약 19%를 차지하는 규모다.
항공업계에서 무게는 곧 비용이다. 무게가 줄어들수록 연료 효율이 높아지는 만큼, 항공사들은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무게를 줄이는 데 공을 들여왔다. 기내식의 무게를 줄이고자 제공되는 음식을 바꾸거나, 초슬림 좌석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실제 유나이티드항공은 2018년 기내 잡지 '헤미스피어'를 더 가벼운 종이로 교체해 한 권당 무게를 1온스 줄였다. 이 조치만으로도 연간 약 17만 갤런, 당시 기준으로 약 29만달러의 비용을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미국 성인 비만율이 최근 3년 연속 하락했고, 비만 치료제 사용자는 2배로 증가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항공업계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만 치료제 복용으로 승객들의 식욕이 감소해 기내 간식 판매 등 부가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은 이번 절감 추정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