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무용단 대표 레퍼토리 '일무(One Dance)'의 정혜진·김성훈·김재덕 안무가가 미국 '뉴욕 댄스&퍼포먼스 어워드(베시 어워드·The Bessies)' 최우수 안무가·창작자 후보에 올랐다고 19일 밝혔다.
41년 역사의 베시 어워드에서 한국 국공립 예술단체의 작품으로 한국인 안무가가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시 어워드는 뉴욕 현지시간으로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2023년 서울시무용단 '일무'의 뉴욕 링컨센터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세종문화회관, (c)AnHyojin]
2022년 초연한 서울시무용단 일무는 제1호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혜진 안무가가 제시한 한국무용의 선과 절제미 위에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김성훈·김재덕 안무가의 역동적인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녹아들었고, 정구호 연출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미장센과 연출 미학이 더해졌다. 2023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공연했으며 당시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해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즈는 일무에 대해 "전통과 현대의 변증법적 조화와 증식"이라고 평했다. 일무는 '2024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국내에서도 그 가치를 입증받았다.
1984년 시작된 '베시 어워드'는 그해 뉴욕에서 공연된 가장 혁신적인 작품을 엄선해 수여하는 세계적 권위의 상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프로듀서, 비평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안무·퍼포먼스·음악 등 6개 부문을 심사한다. 일무의 후보 선정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징어게임', 'BTS' 등으로 대표되는 K-대중문화의 열풍을 넘어, 한국의 순수예술이 세계 문화예술의 메카인 뉴욕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해당 부문에는 현대무용계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리며 지난해 내한 공연으로 화제를 모은 호페쉬 쉑터(Hofesh Shechter), 뉴욕 무용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안무가 카일 마샬(Kyle Marshall) 등 동시대 무용계의 실험성과 다양성을 대표하는 안무가들이 함께 후보에 올랐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번 후보 선정은 세종문화회관이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극장으로서의 변화를 확연히 증명한 마일스톤"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탄탄한 레퍼토리 구축 전략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동시대 관객의 미적 감각을 관통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