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미리 살걸'…결국 '2000만원' 넘긴 샤넬백

샤넬, 새해부터 기습 가격 인상
'클래식 맥시' 2000만원대 진입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국내 판매 가격을 또 한 번 끌어올렸다. 대표 가방 라인이 7% 안팎으로 오르며 일부 제품은 2000만원을 넘어섰다. 새해 들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명품업계 전반의 이른바 '연초 인상 공식'이 재확인되는 분위기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배경에는 한국 시장의 견고한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넬 하우스앰배서더인 블랙핑크 제니. 제니 인스타그램

샤넬, 또 기습 인상…클래식 백 '2000만원' 시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지난 13일부터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방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클래식 맥시 핸드백은 기존 1892만원에서 7.5% 올라 2033만원으로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클래식 11.12백은 기존 1666만원에서 7.4% 인상돼 1790만원으로 뛰었다. 보이 샤넬 스몰 플랩 백도 기존 986만원에서 1060만원으로 7.5% 인상됐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사실상 연례행사로 굳어진 지 오래다. 지난해에도 샤넬은 1월과 6월, 이어 9월과 1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가방과 지갑, 신발 등 주요 품목 가격을 잇달아 올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회자할 정도다.

샤넬 하우스앰배서더인 블랙핑크 제니. 제니 인스타그램

가격 올릴수록 커지는 브랜드 파워

반복되는 가격 인상에도 샤넬의 브랜드 파워는 오히려 강화됐다. 샤넬은 2025년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전년 대비 45% 증가한 37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2위, 패션 부문 1위에 올랐다. 장기간 1위를 지켜온 루이비통은 329억 달러로 한 계단 내려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샤넬의 '초고가 전략'이 가격 저항선을 넘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인상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오히려 희소성과 상징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냈다는 해석이다.

연초 명품 브랜드 가격 인상 러시

에르메스 버킨백. 에르메스 홈페이지

샤넬의 이번 인상은 예견된 수순으로도 풀이된다.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최상위 명품 브랜드들 역시 연초부터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에르메스는 지난 5일 가방·의류·신발 전반에서 5~10%가량 가격을 올렸다. 인기 모델인 '린디26'은 1100만원대로 뛰었고, 로퍼 등 신발류도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프라다, 티파니앤코 등도 원자재 비용과 글로벌 가격 정책을 이유로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배짱 장사'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한국 시장의 견고한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오히려 수요가 유지되거나 강화되는 '베블런 효과'가 뚜렷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1조703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이슈&트렌드팀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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