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조충현기자
'버리는 공간'으로 인식돼 온 쓰레기 매립지는 여전히 도시 환경 문제의 핵심이다. 메탄가스 배출, 악취, 한계에 다다른 사용 연한까지. 이 오래된 문제에 대해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아대학교(총장 이해우) 박성혁 교수(건설시스템공학과·ICT융합해양스마트시티공학과) 연구팀이 주도한 환경공학 분야 연구논문 4편이 세계적 수준의 SCI 학술지에 잇달아 게재되며, 동아대의 환경·도시 인프라 연구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글로벌 학술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가 발행하는 △Journal of Environmental Chemical Engineering △Environmental Technology & Innovation △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 △Water, Air, & Soil Pollution에 실렸다. 매립지 관리, 폐수 처리, 자원 순환 등 도시 환경 전반을 관통하는 연구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에 게재된 종설 논문은 기존 매립지 관리의 관점을 전환한다. 박 교수팀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훨씬 강한 메탄가스를 사후에 포집·활용하는 방식보다,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환경적으로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연구팀은 '호기성 생물 반응 매립지(Aerobic Bioreactor Landfill)' 기술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메탄 저감과 폐기물 안정화 기간 단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
매립지 수명을 연장하는 실질적 대안도 내놓았다. 『Water, Air, & Soil Pollution』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산소를 용존시킨 침출수를 매립지에 재순환하는 방식으로 매립 공간 침하를 유도, 기존 대비 20% 이상 매립지 사용 연한을 늘릴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단순 관리 차원을 넘어 '공간 회수'라는 개념을 도입한 점이 눈에 띈다.
폐기물과 하수를 동시에 자원으로 전환하는 연구도 주목된다. 'Journal of Environmental Chemical Engineering'에 실린 논문은 하수 슬러지에서 제조한 바이오차를 활용해 매립지 침출수와 도시하수를 통합 처리하고, 동시에 액체연료(Bio-Oil)를 생산하는 '바이오 정제(Biorefinery)' 개념을 구현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에너지 회수까지 고려한 접근이다.
'Environmental Technology & Innovation'에 게재된 또 다른 논문에서는 홍합껍질과 커피 찌꺼기라는 생활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연구팀은 이 폐기물로 제조한 칼슘 풍부 바이오차가 인산염을 최대 375.6mg/g까지 흡착하고, 이를 비료로 재활용했을 때 작물 생장이 63% 이상 향상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순환경제의 실질적 가능성을 실험으로 증명한 셈이다.
박성혁 교수는 "쓰레기 매립장의 사용 연한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목표"라며 "이번 성과는 도시 환경과 폐기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친환경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은 결국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매립지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시대,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동아대 연구진의 답은 분명하다. 환경 인프라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설계 가능한 미래라는 점이다.
(왼쪽부터) 박성혁 교수, 이랄리브 자보킬벡 석사과정생, 아납 고쉬 박사, 타누슈리 폴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