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리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법(Insurrection Act) 발동 위협 이후 미국 국방부가 미네소타주의 소요 사태 진압을 위한 1500명의 현역 정규군 병력에 실제 투입 지시가 떨어질 가능성을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일부 시민은 항의의 뜻으로 무릎을 꿇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명령을 받은 부대가 알래스카의 육군 제11공수사단 산하 2개 보병대대 병사들이며, 육군이 미네소타 폭력 사태가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이들 부대를 배치 준비 태세에 돌입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신중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가 대통령이 내리거나 내리지 않을 모든 결정에 대비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 단속을 벌이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차량을 운전하던 30대 미국인 백인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당국 간 충돌이 이어졌다. 지난 14일에는 미니애폴리스에서 또 다른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 남성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ICE 요원의 총격에 다리를 맞아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네소타 정치인들이 ICE 요원들을 공격하는 전문 선동가들과 반란 분자들을 멈추지 못한다면 내란법을 발동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튿날엔 "필요하다면 사용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발동할 이유가 없다"라고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미국 내란법은 1807년 제정됐다. 이는 대통령이 반란이나 폭동 등에 따른 비상 상황 진압에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주정부의 요청이나 동의 없이도 주방위군이나 정규군을 투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지금까지 발동 사례는 약 30차례다. 마지막으로 발동한 사례는 1992년 로드니 킹 폭행 사건으로 시작된 로스앤젤레스(LA) 폭동으로 수십명이 사망했을 때다. 주지사의 동의가 없었던 경우는 60년 전이 마지막 발동 사례다.
WP는 "내란법을 발동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며 "일반적으로 법 집행 인력이 소요 사태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없을 때 발동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된다"고 보도했다.
미네소타주에는 지난해 말부터 불법 이민자 단속과 연방 보조금에 대한 대규모 사기 혐의 수사를 이유로 3000여명의 국토안보부 소속 단속 요원이 배치된 상태다. 월즈 주지사와 프레이 시장은 이 사건 이후 연방 요원의 대대적인 배치를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연방 법무부는 단속 방해를 공모한 혐의로 팀 월즈 주지사 등 주(州) 관계자들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