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의대 안 가요' 대기업 취업보장에 억대 성과급까지…수험생들 몰려왔다

의대·약대 등 정시 지원자 25% 가까이 줄어
대기업 연계 학과 지원자 38.7% 증가

대기업이 직접 연계하는 대학 계약학과가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며 전통적으로 최상위 진학 목표로 꼽혀온 의약학 계열 지원이 뚜렷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협력한 계약학과 지원자가 4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의대·약대 등 의약학 계열 지원자는 25% 가까이 감소했다.

서울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2026 대입 정시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교육·입시 전문업체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정시 모집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7개 대기업이 참여한 16개 계약학과의 지원자는 총 247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학년도(1787명)보다 38.7% 증가한 수치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8개 계약학과에서 1290명의 지원자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어 SK하이닉스 320명, 삼성SDI 554명, LG유플러스 105명, 현대자동차 99명, 카카오엔터프라이즈 61명, LG디스플레이 49명 등 순이었다.

경쟁률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반도체공학과는 정시에서 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해 최상위권 수험생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반도체공학과도 50대1을 넘어서는 경쟁률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연계 학과들도 강세를 보였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11.80대1,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9대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SDI가 협력하는 성균관대 배터리학과는 신설 학과임에도 46.17대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은 계약학과의 모집 규모가 매년 확대되는 추세와 맞물린다. 대기업 계약학과의 정시 선발 인원은 2022학년도 78명에서 2026학년도 194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의약학 계열 정시 지원자는 같은 기간 24.7% 감소해 대비가 극명했다. 종로학원은 "기업과 연계된 교육과 취업 보장이 수험생에게 강한 매력으로 작용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약학 계열 대신 계약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채용이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수험생에게는 확실한 진로 안전장치로 보인다"며 "고용 불안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대기업 계약학과는 사실상 '취업형 진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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