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이 하루 4000개씩 만들어'… '라부부 열풍' 뒤 中공장 노동 실태

중국노동감시, 中 OEM 공장 3개월 조사
초과근무·백지 계약 등 위법 정황
미성년 보호 규정도 지켜지지 않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중국 완구 회사 팝마트의 인형 '라부부' 생산 과정에서 미성년 노동 착취 등 노동권 침해 정황이 드러났다.

라부부 인형. 팝마트 홈페이지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노동인권단체 중국노동감시(CLW)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라부부 생산 과정에서 미성년자 불법 고용, 불투명한 계약 관행, 불법적 초과근무 등 노동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노동감시는 지난해 3개월간 중국 장시성에 위치한 완구 제조업체 '슌지아 토이즈'를 조사했다. 이 공장은 직원 4500명 이상이 근무하며 연간 1200만개의 라부부를 만드는 팝마트의 주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 중 하나다.

조사 결과, 이 공장에서는 16~18세 미성년 노동자들이 성인과 동일한 생산라인에 배치돼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법은 16~18세 청소년을 고용할 경우 위험 작업 배제와 초과근무 제한 등 특별 보호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라부부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 압박도 커졌다. 25~30명으로 구성된 작업조는 하루 최소 4000개의 라부부 인형을 생산해야 했고, 미성년 노동자들 역시 성인과 같은 작업량과 생산 목표를 부여받았다.

노동 강도는 법적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자들의 초과근무 시간은 월평균 100시간을 넘었고, 성수기에는 145시간에 달한 사례도 확인됐다. 중국 노동법은 월 초과근무 시간을 최대 36시간으로 제한하고 있다.

근로계약 과정에서도 위법 소지가 드러났다. 공장 측은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근무 기간, 업무 내용 등이 기재되지 않은 '백지 근로계약서'에 5분 이내 서명할 것을 요구했고, 계약 내용을 읽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팝마트 측은 "공급망 내 노동자들의 복지와 안전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제기된 사안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문제가 확인될 경우 협력업체에 시정 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라부부는 '랜덤 박스' 판매 방식과 SNS 인증 문화가 맞물리며 단기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와 로제 등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해당 캐릭터의 키링과 피규어를 착용하거나 소장 인증을 올리면서 수요가 급격히 확대됐다. 이러한 라부부의 인기에 힘입어 팝마트는 2025년 상반기에만 48억 위안(약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