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尹과 '정치공동체'로 활동…정치 입문부터 주도적 역할'

민중기 특검 수사결과 발표
"김건희,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 개입"
영부인 등에 대한 '입법적 보완' 필요성 강조

180일간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9일 "대통령 배우자가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총 66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2.29 윤동주 기자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대통령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았다"며 "윤 전 대통령은 배우자의 이와 같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금품수수 사실이 있었음에도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이를 쉽게 믿긴 어렵다"고 밝혔다.

특검팀 조사 결과 김 여사는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 김상민 전 부장검사,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 등으로부터 총 3억772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특검보는 "현 단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이를 알았다고 볼 직접적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돼 불가피하게 김 여사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뇌물수수 혐의 조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됐다.

특검팀은 영부인 등 권력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엄격히 처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특검보는 "단순히 영부인이란 지위만으로 헌법질서를 유린하는 일이 벌어졌는데 법적 장치가 없어 합당한 처벌을 하지 못하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영부인이 공적 역할을 대통령과 수행한다면 그에 맞는 법적 장치도 둬서 국민의 법 감정에 맞지 않는 공백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 배우자 권한남용으로 공적 시스템 크게 훼손…공소유지 만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하고 공모 관계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그 연장선에서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공천에 적극 개입하는 등 '정치공동체'로 활동해온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지위나 권한이 없는 김 여사가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향유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별검사팀 브리핑룸에서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특검보들과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2025.12.29 윤동주 기자

민중기 특검은 "대통령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음을 여러 사건에서 확인했다"며 "수사는 종료됐지만 앞으로 공소 유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를 끝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수사는 모두 종료됐다. 특검에서 미처 규명하지 못한 상당수의 '미제'는 모두 국수본에서 추가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사회부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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