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기자
강원랜드 사장 자리가 역대 최장기간인 24개월째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폐광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정부의 무관심이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안승재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위원장.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이하 공추위)는 29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조속한 사장 선임 로드맵 제시를 강력히 촉구했다.
공추위는 성명서에서 "작년 12·3 계엄 사태와 탄핵, 대선 등 어수선한 시국을 감안하더라도 2년째 이어지는 경영 공백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공직자의 한 시간은 국민 5200만 시간과 같다'는 말대로라면 정부는 지금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낭비하며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공추위는 강원랜드가 야심 차게 내놓은 'K-HIT' 프로젝트 등 장밋빛 청사진에 대해서도 "최종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계획은 주민 기만일 뿐"이라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즉각 선임 절차를 공식화할 것을 요구했다.
공추위는 이번 제11대 사장의 조건으로 단순한 경영 능력을 넘어선 '정무적 역량'과 '역사적 이해도'를 꼽았다.
성명에 따르면 그동안 10명의 사장 중 임기를 제대로 채운 인사가 드물고, 대부분 전문 경영인이 아닌 정권 창출의 보은 인사로 채워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추위는 "강원랜드 사장은 기재부, 산업부 등 중앙부처를 설득하고 견인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며 "일본 오사카 카지노 개장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독점적 지위에 안주하는 '우물 안 개구리' 경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폐광지역이 '석탄산업 전환지역'으로 바뀐 만큼, 공정한 전환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역사적 책무를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이 선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장 선임의 가장 기초 단계인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지역사회의 우려가 깊다.
공추위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상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주민들의 불안은 거센 투쟁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공추위는 "일신의 영달만을 추구하거나 지역을 사분오열시키는 낙하산 인사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즉시 이행하고, 주민들과 함께 모든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