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미국 뉴저지주의 한 병원에서 물관리 시설이 오염돼 환자들이 치명적인 세균에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는 2명으로,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는 2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최근 미국 뉴저지 지역 매체인 NJ닷컴 등에 따르면 뉴저지주 보건당국은 패터슨에 위치한 세인트 조지프 헬스 산하 세인트 조지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환자가 레지오넬라균(Legionella)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지난 24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 세균으로 중증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병원 측은 뉴저지주 보건당국의 점검 결과 병원 내 상수도 시설에서 레지오넬라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병원 대변인 파멜라 개럿슨은 성명을 통해 "사망한 환자는 레지오넬라균 양성 판정을 받기 전부터 중대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는 유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병원에서는 지난 7월 복수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 1명이 레지오넬라균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숨진 바 있다.
뉴저지주 보건당국은 지난 12월8일 병원 측에 레지오넬라균 양성 검사 결과를 통보했으며, 이후 병원은 즉각 급수 시스템 세척과 소독 작업에 착수했다.
병원 측은 지난 11월27일부터 12월8일까지 문제가 된 구역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228명에게 잠재적 감염 위험을 알리기 위해 개별 연락을 진행하고 있다. 개럿슨 대변인은 "현재 추가로 조사 중인 레지오넬라 감염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또 최근 실시한 수질 검사 결과, 병원 급수 시스템이 현재는 음용에 안전한 상태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병원은 향후 환자와 가족, 방문객의 안전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급수 시스템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검사를 지속하고, 보건당국과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럿슨 대변인은 "환경 수질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강화된 안전 프로토콜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조치를 취했다"며 "주 정부 기준을 넘어 병원 전 구역에 대한 소독 작업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레지오넬라병은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중증 폐렴 또는 폐 감염 질환으로, 발열·오한·기침·호흡곤란·흉통·근육통·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보통 노출 후 14일 이내에 발현되지만, 더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은 감염돼도 증상이 없지만, 다른 질환으로 입원 중인 환자들은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50세 이상 고령자와 흡연자, 면역 체계가 약화된 사람들은 레지오넬라병 발병 위험이 크다. 일반적으로 사망률은 15%지만, 기저질환이나 중증을 보이는 환자, 노약자 등의 경우 치사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저지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주 전역에서는 매년 약 250~350건의 레지오넬라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총 224건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