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금연하세요'…15세부터 전자담배 피우다 피 토하고 폐 절제한 20대

일회용 전자담배 피우며 빈도 늘어
청소년기 전자담배 뇌발달에도 영향

10대 때부터 전자담배를 사용해온 영국 여성이 암에 걸려 폐 일부를 절제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더 선은 케일리 보다(22)가 지난 1월 기침을 하다 피를 토해 병원을 찾았고,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케일리는 "재사용형 전자담배를 쓰다가 몇 달 전 일회용 전자 담배로 바꿨다"며 "(폐암) 증상은 일회용 전자담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일주일에 600 퍼프 용량의 제품 한 개를 소비할 만큼 사용 빈도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11월 케일리는 온몸에 발진이 생겨 병원을 찾았고, 의료진들은 대상포진이나 수두·옴 등으로 진단해왔으나 호전되지 않았다. 이후 몇 달간 케일리는 기침 도중 짙은 갈색 점액을 뱉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선홍색 피를 뱉기 시작했다.

다시 병원을 찾아 조직 검사를 한 결과 케일리는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가족 중에는 폐암에 걸린 사람이 없어서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9월 오른쪽 폐 일부와 주변 림프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뒤에는 숨쉬기가 어려워 재활 치료를 통해 다시 걷는 법도 배워야 했다.

케일리는 "오른쪽 폐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나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게 됐다"며 "매일 밤 병원 침대에서 숨이 막혀 일어나고 다시 걷는 법을 배워야 하는 똑같은 꿈을 꾼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케일리는 림프샘에서 발견된 암을 치료하기 위해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데 피를 토하거나 혈뇨를 보는 등 심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그는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하는 게 너무 무섭다"며 "담배를 끊어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청소년기의 전자담배 사용은 성장 단계에 있는 신체와 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학적 위험 요인으로 평가된다. 청소년기의 뇌는 전전두엽을 중심으로 20대 중반까지 성숙 과정을 거치며, 이 부위는 판단력과 충동 조절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니코틴은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코틴은 뇌의 보상 회로를 과도하게 자극해 신경 연결 형성을 방해할 수 있으며 ▲주의력 저하 ▲충동성 증대 ▲불안 ▲우울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전자담배는 흡입 시 자극이 적어 니코틴 섭취량을 명확히 인지하기 어려워, 높은 의존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이 이후 일반 담배 흡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이트웨이 효과' 또한 다수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이슈&트렌드팀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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