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칩통신]'엔비디아, AI SSD 개발…대만에 큰 기회'

엔비디아-SK하이닉스, AI SSD 개발 착수
AI 병목 해소와 D램 수급 부담 완화 전략
파이슨 참여로 대만 메모리 업계 '새 기회'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에서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새로운 AI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개발에 착수했다. 여기에 대만 SSD 컨트롤러 업체 파이슨(Phison)이 공동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대만 메모리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이슨은 엔비디아 주도의 AI SSD 개발에 참여한다. 그간 대만은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용 메모리 분야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파이슨이 엔비디아 주도의 이번 AI SSD 개발에 참여하게 되면서 대만 업체로는 처음으로 엔비디아의 신규 규격 제정 과정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해 6월 공개된 파이슨의 E28 SSD 컨트롤러. 파이슨

이번 AI SSD는 현재 AI 서버에 탑재되고 있는 기존 SSD 대비 성능이 최대 10배에 달하며 엔비디아가 새로운 메모리·스토리지 규격을 주도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파이슨은 AI 서버의 메모리와 저장장치 간 '유사 메모리 계층'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아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의 저장 수요에도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파이슨이 이미 AI SSD 아키텍처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용·고성능 스토리지 시장을 장기간 공략해온 성과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AI SSD 프로젝트의 내부 코드명은 '스토리지 넥스트(Storage Next)'로 알려졌다. 기존 기업용 SSD 대비 성능을 약 10배 끌어올려 최대 1억 IOPS(초당 입출력 처리 횟수)를 목표로 한다. AI 추론 작업에 최적화한 SSD로, 이르면 내년 시제품을 공개한 뒤 단계적으로 엔비디아 AI 서버에 적용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루빈(Rubin)' 플랫폼에서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GDDR7) 메모리를 통합하는 등 AI 연산 아키텍처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다. AI SSD 개발은 이 같은 전략을 저장장치 영역까지 확장하는 시도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D램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존 SSD의 지연 시간과 IOPS 성능이 실시간 AI 추론을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한다. 엔비디아의 AI SSD 개발은 성능 병목을 해소하는 동시에 D램 수급 부담을 완화하려는 전략이란 평가다.

엔비디아의 구상은 지상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우주 데이터센터 등 고신뢰 환경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슨의 스토리지 솔루션은 과거 스페이스X 임무를 통해 우주 환경에서 검증된 바 있어, 이러한 기술력과 신뢰성이 선택을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대만 시장에선 AI SSD가 요구하는 고내구·고신뢰 특성이 향후 차세대 AI 스토리지 시장에서 파이슨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리멍산 기자 / 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산업IT부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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