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대만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23일 타이베이의 법의학 검사·부검 센터 앞에서 무릎 꿇고 사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 타이베이에서 14명의 사상자를 낸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 부모가 무릎 꿇고 피해자와 유가족 등에게 사죄했다.
23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흉기 난동 용의자인 장원(27)의 부모는 이날 타이베이의 법의학 검사·부검 센터 앞에서 "아들이 저지른 범죄는 하늘에 닿을 만큼 큰 잘못"이라며 "아들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피해자 가족들에게는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이 모습은 현지 방송사 카메라를 통해 생중계됐다. 다만 이들은 자신들이 준 돈으로 흉기를 구입했을 가능성이나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묻는 것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장원은 지난 19일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통로와 쇼핑가에서 연막탄을 터뜨리고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장원은 병역법 위반으로 수배 중이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졸업 후 공군에 자원입대한 그는 2022년 음주 운전으로 불명예 제대했고, 의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 지방 검찰청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범행 당시 무직이었던 장원은 부모와 함께 살진 않았지만, 회계사인 어머니가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장원은 지난 1월 타이베이역 인근에 아파트를 임대하고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했다. 아이패드에서는 '무차별 살인'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됐다. 경찰은 장원이 단독으로 고의적인 범행을 저질렀으며 정확한 동기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