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버 중단 피했으나…주호영 사회 거부 논란 여진

주호영 "악법 만드는 데 협조 못 해"
우원식 "국회 운영 막는 반의회주의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4일 국회 본회의 재개 요청에 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피했다. 다만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는 국민의힘 주호영 국회부의장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반의회주의자"라고 맹비판하며 불화가 커진데다 필리버스터 중단법(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필리버스터 사회를 맡았다.

우 의장은 전날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필리버스터 직전 피로 누적에 따른 정회 가능성이 있다며 주 부의장에게 오후 11시부터 사회를 맡으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주 부의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협조할 수 없다"며 사회 거부 의사를 재확인했다.

양당은 필리버스터 중단 가능성 염두에 두고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소집 공지했고, 필리버스터를 계속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우 의장도 이를 수렴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학영 부의장과 12시간 맞교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사회로 인한 피로 누적을 호소하며 사회 교대를 거부한 주호영 부의장에 대한 유감을 표하고 있다. 2025.12.23 김현민 기자

반면 우 의장은 "(주 부의장은) 의회주의와는 아무 인연이 없다"며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의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 3일 여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필리버스터 제한법이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라서 이르면 다음 달 20일로 예상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대치가 다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버스터 제한법은 필리버스터 중 재적 의원 5분의1이 회의장에 없으면 국회의장이 토론을 중지시키고, 의장이 사회를 지정한 의원에게 맡기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이 보장한 제도이며, 그 사회를 진행하는 것은 국회 지도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제도를 활용해 놓고, 그 진행을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 국회 질서를 훼손하는 모순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소수당의 필리버스터 제한, 여당에 유리한 의원의 토론 통제가 가능해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 사회를 보고 있다. 2025.12.24 김현민 기자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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