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청년은 누구인가]한국도 유럽처럼? 극우청년 집단의 정당 확대 가능성은

③주요 정치세력으로 커진 유럽 극우
중동 난민에 대한 반감 영향 받아
한국은 주요정당으로 성장할 가능성 낮아

편집자주2025년 한국 정치권을 뒤흔든 계엄 찬성 집회에 눈에 띄게 청년들이 늘어났다. 정치권은 이들을 '극우청년'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과도한 낙인찍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어쩌다 거리로 나와 극우청년으로 분류됐을까. 2026년 우리 사회가 어떻게 극우청년을 포용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9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반이민시위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에서는 극우정당들이 최근 10여년 사이 소수정당에서 주요 정치세력으로 크게 성장했다. 2010년대부터 시작된 중동 난민 유입과 반(反)이민정서를 타고 지지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대규모 난민 수용에 따른 각종 사회적 비용이 복지 및 일자리 축소로 연결되자 극우정당들의 반이민정책 주목도가 높아진 결과다. 반면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한국에서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극우청년들의 반중정서 확대는 우려할만한 상황이지만, 당장 한국에 유럽식 극우정당이 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럽 주요 정치세력으로 자란 극우정당…의석수 확대

유럽에서 '극우(Far-right politics)' 세력은 전통적으로 매우 강경한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이민정서를 가진 우파 정치세력을 의미해왔다. 1920~30년대 '파시즘(Fascism)'을 표방했던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이나 독일의 나치당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극우세력이다. 이 극우세력은 2차대전 이후 유럽에서 거의 금기시됐지만, 최근에는 주요 정치세력으로 발돋움했다.

독일에서는 2025년 2월 치른 총선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의석수 152석을 얻어 원내 제 2당으로 올라섰다. 프랑스에서도 대표적인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2024년 총선에서 123석을 얻어 단일 정당 중에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집권 여당인 이탈리아형제당(FdI), 오스트리아 원내 제1당이 된 자유당(FPD) 등 유럽 각국에서 극우정당들은 소수정당이 아닌 주요정당으로 성장했다.

독일의 싱크탱크인 독일국제안보연구소(SWP)에 따르면 현재 EU 회원국 27개국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9개 국가에서 극우정당이 주요 정치세력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SWP는 "2차대전 이후 유럽사회는 극우정당을 정계에서 배제하는 장벽을 구축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급변했고 이들은 유럽의회에서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됐다"며 "현재 프랑스 내 지지율 1위로 조사되는 RN이 2027년 프랑스 대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둔다면 유럽 극우정당들의 세력확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이민정서로 급성장…독일 극우정당 12년만 수권정당으로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의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의 연설 모습. AP연합뉴스

유럽의 극우정당들은 2010년 말부터 시작된 아랍권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Arab Spring)'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알제리를 시작으로 중동국가 전역으로 번진 아랍의 봄 여파로 난민들이 유럽으로 몰려들자 반이민정서가 확대됐다. 영국 BBC는 "난민이 급증하면서 기존 복지예산이 난민 수용자금으로 대거 전용되고, 일자리 경쟁 심화, 치안불안 등이 이어지면서 유럽 전역에 반이민정서가 크게 자라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5년 당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도로 연간 100만명의 난민을 수용하며 가장 포용적 정책을 벌였던 독일에서는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친이민정책에 대한 반감이 컸다. 이러한 반감은 독일 극우정당인 Afd가 2013년 설립된 이후 불과 12년 만에 원내 제2당까지 급성장한 배경이 됐다.

동독지역은 독일 통일 이후에도 서독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돼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이미 큰 상황이었다. Afd는 이러한 동독지역 주민들의 불만과 반이민정서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지난 2월 독일 총선에서는 유럽연합(EU)의 난민협정 거부, 난민 재이주를 공식 구호로 채택하며 반이민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것이 동독주민들의 표심을 움직였다. Afd는 지난 2월 총선에서 옛 동독지역 전체에서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윤석준 성공회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극우세력은 2차대전 이후 소수 정치세력으로 남아있고, 현재처럼 정치 전면에 서게 된 것은 중동 난민문제가 본격화 된 2014년부터로 본다"며 "난민 문제와 함께 냉전시기 이후 빠르게 진행된 세계화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새로운 정치세력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극우 정당이 이들의 대변자로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극우단체 이제 시작…반중 정서 확산은 우려" 

지난달 3일 보수단체인 신자유연대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진행한 계엄 찬성 시위 모습. 임주형기자

한국 사회에 '극우청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유럽처럼 정치적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극우정당이 단기간 안에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전문가 조언도 나온다.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정치권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나 반이민정서를 기반으로 한 유럽식 극우 정당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청년이 주도하는 극우정당들이 큰 인기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런 트렌드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 청년층이 2000년대 초반에 비해 보수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어도 최근 선거에서 이들은 보수와 진보 정권을 번갈아 지지하며 상당히 유동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어떤 성향의 정당을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진 않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럽은 주로 내각제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기존 보수정당들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신생 극우정당들이 부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거대 양당이 정치를 주도하는 한국과 같은 대통령제 국가에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기획취재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기획취재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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