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총사업비 2조원 규모의 압구정 4구역과 1조5000억원 규모의 5구역이 내년 초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DL이앤씨가 홍보관을 연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에 맞서, 압구정 랜드마크를 세우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DL이앤씨가 도산공원 인근에 개관을 준비중인 아크로 브랜드 홍보관 공사현장. 한진주 기자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의 상가 건물에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홍보관 개관을 위한 계약이다. 현재 해당 건물은 천막이 덮인 채로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DL 이앤씨 관계자는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아크로'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공간을 준비 중이며 개관 시기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이 홍보관은 압구정 외에도 강남권 전반 주요 정비사업지 수주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는 성수동 소재 디타워 서울포레스트에 위치한 '아크로 VIP 라운지'를 활용했다.
최근 경쟁사들이 압구정에 속속 홍보관을 열면서 DL이앤씨의 생각도 바뀌게 됐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7개월 전부터 압구정 조합원들을 겨냥한 홍보관을 운영했다. 현대건설은 올봄부터 압구정로 쪽에 '압구정 현대' 홍보관을 열었다. 이후 '압구정 현대'를 단지 이름으로 내걸어 2구역 수주에 성공했다. 현재는 조합원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2구역에서의 사업 조건을 설명하거나 자사 브랜드와 강점 등을 홍보하고 있다.
4구역 수주전과 관련해 현대건설 측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압구정 아파트 맞은편에 '압구정 S.라운지'를 열어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DL이앤씨는 3~4년 전부터 4구역 조합원들과 교류하며 수주 영업을 해왔다.
4구역에는 이 외에도, GS건설, 대우건설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5개 이상의 건설사들이 모델하우스나 라운지에서 압구정 조합원 대상으로 수주 활동을 하고 있다"며 "내년 예정된 정비사업지가 많아 선별적으로 들어갈 곳만 노리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운영중인 압구정현대 홍보관 전경. 한진주 기자
4구역은 2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사업 속도가 빠르다. 4구역 조합은 내년 1월14일을 전후해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낼 계획이다. 유찰 없이 절차가 진행되면 시공사 선정 총회는 5월께 열린다. 4구역의 공사비는 3.3㎡당 121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시공사 선정에 착수한 2구역(3.3㎡당 1150만원)보다 3.3㎡당 공사비가 60만원가량 높다.
4구역은 현대8차와 한양 3·4·6차로 구성된 단지로 재건축 후 최고 67층, 1664가구로 건립될 예정이다. 이중 임대주택은 193가구, 일반분양은 130가구로 계획돼 있다. 지난 10월 현대8차 107㎡는 5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9월에는 163㎡가 74억원에 손바뀜했다.
조합이 안내한 대략적인 추정 분담금을 보면 현대 8차 35평에서 전용 84㎡를 택한 경우 분담금은 7억5000만원, 54평에서 124㎡로 갈 경우 11억7800만원을 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양4차 33평에서 84㎡를 택했을 때 분담금은 9억3400만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4구역 조합 관계자는 "지금은 조합원 희망 평형 수요 조사를 위해 대략적인 금액만 안내한 것이고 시공사 선정 이후 추정 분담금을 보다 상세하게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구정4구역 내 현대8차 아파트 전경. 한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