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여건과 안 맞는 환율에 '과감한 조치'' 구두개입 나선 재무상

BOJ 30년만의 금리 인상에도
달러·엔 환율 157엔 넘는 '슈퍼엔저'
재정악화 우려엔 "이미 알고 있던 것"

지난 10월 도쿄 관저로 출근하는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상. AFP 연합뉴스

"일본은 환율과 펀더멘털의 괴리에 대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자율재량권(free hand)'을 갖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은행(BOJ)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해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는데 달러당 엔화가 157엔을 웃도는 등 '슈퍼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이어지자 구두 개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지난주 급격한 엔화 약세를 언급하며 "이번 움직임은 펀더멘털과 명백히 맞지 않으며 투기적이었다"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부는) 미·일 재무장관 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로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과 휴가철로 거래량이 줄어들 가능성과 관련해 시장 개입 여부를 묻는 말에 "항상 완전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은 이런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종전 157엔대를 넘겼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56엔대로 내려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달러당 엔화는 장중 156.71엔까지 밀렸다. 이는 11월 말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 될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환율 하락은 곧 엔화 강세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후안 페레즈 모넥스 USA 트레이딩 총괄은 로이터통신에 "BOJ의 금리 인상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고 엔화 약세는 그 이상의 요인에서 비롯됐다"며 "외환시장 개입도 과거에는 비용 대비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크 챈들러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금리 인상 이후 구두 개입은 타당하다"며 "BOJ가 긴축에 나섰다는 점을 근거로 엔화가 펀더멘털에서 벗어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쇼트커버링(환 매수)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날 다카이치 사나에 행정부의 성장 전략과 관련해 추경과 내년도 본예산이 모두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참의원(상원)은 최근 전년 대비 31% 증액된 18조3034억엔(약 174조원) 규모의 2025회계연도 추가경정예산안을 가결한 것으로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다카이치 내각의 적극 재정 정책으로 인한 재정 악화 우려와 관련해서도 "일시적일 것"이라며 정부 지출이 경제를 자극해 향후 1~2년 내 투자 급증과 세수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적극적 재정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첫 회계연도에는 재정 지표가 일부 악화될 수 있음을 시작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과거와 같은 방식을 반복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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