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경험 전무·트럼프 40년 '절친' 부동산 업자…영향력 키운건 푸틴?

윗코프 러 6번 방문, 우크라엔 안가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 스티브 윗코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영향력이 커진 배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치밀한 계산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윗코프는 외교 경험이 전무하다.

연합뉴스는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윗코프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중동 특사로 임명된 직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푸틴 대통령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만나길 원하며, 만남을 위해 러시아에 있는 미국인 수감자의 석방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티브 윗코스프 미국 특사(왼쪽부터). 연합뉴스

만남의 조건은 중앙정보국(CIA) 담당자도, 외교관도, 통역도 없이 혼자 오라는 것이었다. 이에 윗코스프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독대한 후 2월 미국인 수감자 마크 포겔을 데려왔으며, 이를 계기로 위상이 크게 강화된 바 있다. WSJ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주변 인사들의 '심리 프로필'까지 분석하며 접근 대상을 골랐다고 전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특사로 지명됐던 키스 켈로그 전 중장의 경우 딸이 우크라이나 관련 자선단체를 운영한다는 점 때문에 '비우호적' 인물로 분류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켈로그 대신 외교 경험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는 윗코프를 낙점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켈로그는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설 곳을 잃었으며, 윗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국경 문제, 대러 제재 해제 시점까지도 논의하는 핵심 인물로 부상하게 됐다. 전문 외교관이 아닌 사업가들이 종전 관련 논의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최근 윗코프는 여섯 번째 러시아 방문에서 푸틴 대통령과 자정까지 5시간 넘게 회담한 반면, 우크라이나는 아직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WSJ은 전쟁과 평화라는 중대한 문제에 전문 외교관이 아닌 사업가들이 이처럼 깊숙이 관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아직 영토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분쟁의 시작과 종결에 대한 책임을 모두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대화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는 특정 신호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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