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 악연' 천옌순 中 BOE 회장, 삼성전자 방문

소송 중단 후 첫 방한
용석우 사장 등 삼성 경영진과 회동
BOE LCD 공급 물량 확대 등 논의

삼성디스플레이와 오랜 기간 특허 침해 여부를 놓고 다투다 최근 일단락 지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천옌순 회장이 15일 우리나라를 찾아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진과 회동했다.

천옌순 BOE 회장. BOE

업계에 따르면, 천 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수원본사를 방문해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사장 등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삼성 TV에 공급되는 BOE 액정표기장치(LCD)의 물량 확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회장은 이날을 포함해 1박2일 간 우리나라에 머문 후 중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세계 LCD 시장에서 1위에 있는 업체로, 삼성 TV에 LCD 패널을 납품하는 공급사 중 하나다. 하지만 양사의 관계는 미묘하면서 복잡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LCD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 BOE는 CSOT 등 중국 업체들과 함께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삼성 TV도 중국 업체로부터 LCD 패널을 공급받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BOE 외에도 이들의 경쟁사인 CSOT로부터 LCD 패널을 대량 납품받고 있다. 다만 CSOT의 모회사가 삼성전자 VD사업부의 수익성을 위협하는 최대 경쟁업체, TCL이어서 껄끄러운 면이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LCD 패널에 대한 CSOT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그간 삼성은 디스플레이가 2022년부터 BOE와 특허침해 소송을 하면서, BOE의 LCD 패널 물량을 확대하기가 어려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12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BOE 등 미국 부품 도매업체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다음 해 10월에는 BOE를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지난 7월에는 ITC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예비판결을 통해 BOE의 OLED 패널이 14년8개월 동안 미국으로 수입될 수 없다는 내용의 '제한적 수입금지 명령(LEO)'을 내리면서 소송전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양사는 최근 서로 간 합의를 통해,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에 특허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하고 소송을 최종 중단했다. 로열티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IT부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