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소비·투자 증가율 모두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해 경기 부양에 나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산업 생산은 2024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이는 10월의 4.9%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로이터통신 전망치(5.0%)도 밑돌았다. 작년 8월 이후 15개월 만의 가장 낮은 산업 생산 증가율이기도 하다.
내수 부진 여파로 같은 달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시장 전망치(2.8%)를 크게 밑돌았고, 10월 증가율(2.9%)에 비해서도 절반 넘게 꺾였다.
소매 판매는 내수 경기 가늠자인데,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소비 판매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지표도 악화 중이다. 올해 1∼11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7조8591억위안(약 1645조원)으로 지난해 대비 15.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택 투자는 6조432억위안(약 1265조원)으로 작년 대비 15.0%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시공 면적은 9.6% 감소했다. 신규 착공 면적과 준공 면적은 각각 20.5%, 18.0% 줄었다. 동시에 국내 대출(-2.5%)과 해외 투자(-24.6%), 자체 자금(-11.9%), 계약금·예수금(-15.2%) 등도 모두 줄었다.
부동산을 포함한 고정자산 투자는 1∼11월 누계 기준 전년 동기보다 2.6% 줄었다. 이는 농촌을 뺀 공장·도로·전력망·부동산 등에 대한 자본 투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로, 로이터통신이 예상한 감소율(2.3%)보다 낙폭이 컸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 대표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가 발표된 후 메모에서 "최근 수개월간 고정자산투자가 위축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소비 심리에까지 전이됐다"고 밝혔다고 미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그는 내년 1분기보다 적극적인 재정·통화 부양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당국은 내년 국내 수요 확대와 소비·투자 진작을 위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 재경부는 지난 13일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해 주요 국가 전략·안보 관련 국가사업과 내수 촉진 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편, 이달 중국의 전국 실업률은 5.1%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1∼11월 전체 평균 실업률은 5.2%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