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기자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말레이시아 국적의 마약 운반책들을 상대로 한 현장검증 조서 초안을 전격 공개했다.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으로 파견이 결정된 백해룡 경정이 지난 10월16일 서울송파구 동부지검으로 첫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백 경정은 10일 언론 공지를 통해 "(합수단이) 실황 조사 영상 일부분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초기 경찰 수사가 미흡했다'고 결론 내린 합수단 발표를 반박했다. 백 경정이 공개한 문서는 총 89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2023년 11월 두 차례 진행했던 현장검증 내용이 담겨있다. 합수단이 무혐의 처분 근거로 제시한 2023년 9월22일 실황조사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백 경정은 "A씨가 주도하는 진술을 신뢰할 수 없어서 현장검증만 다섯 차례 실시했다"고 말했다. A씨는 허위진술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백 경정은 "초기 실황 조사에서 A씨가 (다른 마약 운반책을) 압박해서 종용하고 추후 현장검증에서 유도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제지하지 않았다"며 "결국 현장검증 완성본은 A씨의 회유나 통모에 굴하지 않고 각자 경험한 사실과 인물을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마약 운반책들이 자신의 범죄를 감추고 축소하는 건 당연하다"며 "통모하고 허위 진술하는 것을 캐치해서 사실을 특정해나가는 것이 현장검증의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합수단은 전날 중간 수사결과에서 "세관 직원들이 마약밀수 범행을 도운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경찰청과 관세청 지휘부가 영등포서의 마약밀수 사건에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의 개입과 관련자들의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두 혐의없음 처분했다.
서울동부지검은 백 경정의 언론 공지에 대해 "경찰 공보규칙 위반 소지가 있는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