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X5' '입 닥치고 투자해'…'유행어 제조기' 다카이치 총리

당선 직후 소감 발언 유행어 대상에 선정
투자행사서는 '진격의 거인' 대사 인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했던 발언인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 올해 일본 유행어 대상으로 선정됐다. 2일 연합뉴스는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을 인용해 다카이치 총리가 언급했던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여성 총리'가 'T&D 보험 그룹 신어(新語)·유행어 대상'의 연간 대상으로 전날 뽑혔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0월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했던 발언인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 올해 일본 유행어 대상으로 선정됐다. EPA연합뉴스

현직 총리의 말이 유행어 대상 수상자로 뽑힌 것은 네 번째다. 다카이치 총리의 '일하고' 발언 외에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캐릭터 '먀쿠먀쿠', 일본 정부가 쌀값 급등에 대응해 방출한 묵은쌀을 지칭하는 '고고고미'(古古古米),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국보' 등이 유행어 상위 10위 내에 들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수상식에 참석해 '일하고' 발언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었다"며 "지금은 확실히 노동 개혁도 중요한 시기이지만, 국가 경영자로서 어떻게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국가·국민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발언이 과로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견해를 고려해 "결코 많은 국민에게 지나친 노동을 장려할 의도는 없고, 장시간 노동을 미덕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없으므로 부디 오해는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여성 총리'가 유행어 대상으로 함께 선정된 것과 관련해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첫 여성 총리를 목표로 일해 오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유리 천장'을 깬 것에 용기를 받았다는 분이 있다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선 넘나드는 다카이치 화법 두고 설왕설래

총리가 되기 전부터 SNS를 잘 활용하는 보수 논객이었던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에도 SNS 등을 통해 개인적 생각 등을 활발히 전하고 있다. 그의 SNS 계정 팔로워는 237만명을 넘는다. 이런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국회 일정에서는 일반인도 이해하기 쉬운 말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관계자 회의에서 인기 만화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말을 인용해 영어로 "입 다물고 내게 모든 것을 투자해"라며 투자를 호소했다.

총리가 되기 전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보수 논객이었던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에도 SNS 등을 통해 개인적 생각 등을 활발히 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가운데, 다카이치의 화법과 단어 선택에 대해 일각에선 "경솔했다", "선을 넘나들어서 불안하다" 등의 반응도 나온다. 무엇보다 '진격의 거인' 속 유행어를 따라 했다고는 하지만, 현직 총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입 다물라"는 표현을 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아슬아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해당 발언이 일본어로는 "좋으니까 침묵으로 전부 나에게 투자하라"고 번역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의 차이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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