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흔들린 美증시… '반도체 효과' 코스피 1위

S&P500 수익률, 60여개국 중 41위
AI가 美증시 부양…양극화 우려
"韓반도체·AI 선도적 지위가 코스피 견인"

미국 대표 주가지수 S&P500 지수가 최근 10년 만에 두 번째로 세계 주요국 증시보다 부진한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NBC 방송에 따르면 전날 기준 S&P500의 연간 수익률은 16%로 전 세계 60여개국 주가지수 중 41위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약 7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S&P500의 성적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46개국 지수를 추적하는 MSCI 세계지수와 수익률을 비교할 때도 10% 이상 낮다.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전망조차도 2025년 말 S&P500 수익률이 대부분의 해외 시장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본다. S&P500은 2017년에도 전 세계 다른 지수들을 밑도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로이터연합뉴스

NBC는 이러한 격차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무역 불확실성과 미국 재정 적자, 달러화 약세, 트럼프 대통령의 미 연방준비제도(Fed) 공격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미 증시는 올해 2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로 3월 급락했으며, 4월 2일 '해방의 날' 상호 관세 정책을 발표하자 한층 더 요동치며 며칠 만에 S&P500에서 5조8000억달러(약 8490조원)가 증발했다. 4월 9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부과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급등했고 S&P500은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관세 정책으로 S&P500 지수가 널뛰는 동안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들이 주가를 떠받쳤다.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의 기업 가치는 시가총액 5조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치솟았다. 현재 미국에는 시총 1조달러 이상 기업이 9개 있다. 다만 AI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3분기 기준 7대 AI 주도주의 이익 성장률 전망은 15%에 달하지만, 나머지 493개 기업의 성장률은 6.7%에 불과하다.

로히어 콰드블리그 ABN AMR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는 두 가지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AI 관련 분야는 번창하는 반면, 다른 대부분의 분야는 정체되거나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코스피 지수는 올해 약 7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역대급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 다음으로는 케냐, 나이지리아, 칠레, 폴란드 등이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디나 팅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부사장은 코스피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메모리 칩 수요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부문이 반등해 상승세를 보였다"며 "반도체 제조 및 AI 관련 투자 분야에서 한국의 선도적 지위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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