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환차익 나섰나… 치솟던 달러예금 급감

8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 11월 들어 급증
주말 지나 1영업일 만에 38% 감소
투자자들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여

이달 들어 치솟던 달러예금 잔액이 1영업일 만에 급감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외환시장이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급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란 관측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12일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달러예금 잔액은 10일 기준 606억3621만달러(약 88조7350억원)로 집계됐다. 10월 말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은 573억달러에서 11월7일 기준 627억달러까지 늘었다. 5영업일 만에 54억달러(약 7조9034억원) 증가한 것이다. 올 들어 달러예금 잔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던 지난 7~8월(53억달러) 증감 규모를 11월 들어 불과 일주일 만에 돌파한 셈이다.

달러예금은 지난 8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 11월 들어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 이달 7일까지 빠르게 치솟던 달러예금 잔액은 주말 이후 1영업일 만에 21억달러(약 3조원) 빠져나갔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뒀다가 출금하거나 만기 시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예금이자뿐만 아니라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가입 시점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통상 달러 예금 잔액은 환율이 내리면 증가하고 환율이 오르면 차익실현 수요로 잔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달 들어 꾸준히 늘던 달러예금이 급감한 것은 투자자들이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실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9원 오른 1463.3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460원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4월9일(1484.10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7일 야간장에서 기록한 장중 최고치 1462.40원보다도 높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달러예금 고객의 약 70%가 기업 고객"이라며 "통상 달러 강세 구간에서는 외화예금 잔액이 늘어나지만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환 헤지 차원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의 증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 강세 선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함께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경제지표 등 뚜렷한 재료가 없다는 점에서 환율 방향성이 불투명하다"며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종료와 증시 호조 등으로 심리적 안정이 나타나면 원·달러 환율의 상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 급등은 단기 급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추수감사절 이전에 해소될 가능성이 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등은 달러 추가 강세를 제약하거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금융부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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