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준 41일째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해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오전 9시5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74포인트(0.38%) 오른 4만7166.84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0.49포인트(1.2%) 상승한 6809.2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59.212포인트(2%) 급등한 2만3463.749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AI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3.3% 상승세다. 브로드컴은 1.67%, 오라클은 1.97% 뛰고 있다. 팔란티어는 6.4% 급등 중이다.
AI 투자 과열에 따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으로 미 증시는 지난주 하락했으나, 셧다운 종료 기대감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지난주 나스닥지수는 3%가량 하락해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최악의 주간을 기록했으며,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1% 내렸다.
시장은 현재 의회의 셧다운 종료 협상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전날 상원에서는 일부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의견을 달리하며 공화당 합의안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상원은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위한 절차 표결을 60대 40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합의안에는 내년 1월까지 정부 업무 재개, 일부 연방 공무원 해고 조치 철회 등이 포함됐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해 온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 내용은 빠졌다. 합의안은 상원 본회의 통과와 하원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미시간대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3으로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극에 달했던 2022년 6월(50) 이후 3년 만의 최저치다.
백악관은 셧다운 장기화 시 4분기 역성장 가능성도 경고하고 나섰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날 CBS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은 경제에서 연중 가장 뜨거운 시기 중 하나"라며 "사람들이 그 때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는 미국 최대 명절이자 여행 대목으로, 관제사 인력난으로 인한 항공편 축소가 숙박·외식·소매업 등에서 소비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애널리스트는 "자금 지원 회복으로 성장에 대한 역풍이 사라지고 전망을 어둡게 했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반응은 합리적"이라며 "그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견조한 경제,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는 기업 실적 성장, 완화되는 통화정책 환경, 무역 갈등 완화 등 강세 요인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채 금리는 보합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57%로 전일 대비 각각 1bp(1bp=0.01%포인트)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