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기자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디카페인' 표시가 붙은 제품 중 상당수에도 적지 않은 카페인이 들어있어 혼란이 이어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잔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 경우에만 '탈카페인(디카페인)' 문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표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커피 자료사진. 픽사베이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전날 열린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 대국민 보고회'에서 잔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 경우에만 '디카페인' 표기를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는 카페인 함량의 90% 이상을 제거하면 '디카페인'으로 표시할 수 있어, 제품 간 실제 카페인 잔류량 차이가 컸다.
이는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전혀 없는 커피"라고 믿는 소비자의 인식과 괴리를 낳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데 따른 조치다. 일부 소비자는 디카페인 제품을 아예 카페인이 없는 커피로 오인하고 섭취한 후, 불면, 두근거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해왔다. 이번 개정은 미국·독일 등 주요국 기준과 같으며 편의점·카페 등에서 판매되는 모든 디카페인 제품에 적용된다.
이호동 식품표시광고정책과장은 "이번 개정은 식품제조·가공업자가 제조한 커피에 적용하며, 식품접객업자가 조리하고 판매하는 커피를 표시·광고하는 경우에도 준용해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확한 디카페인 커피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소비자는 안심하고 디카페인 커피를 섭취할 수 있고, 업계는 국내 커피 산업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앞으로도 식약처는 국민 안전과 국내 식의약 산업 성장을 이끄는 한편 국제기준을 선도하는 선진 식의약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디카페인 커피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최근 3년 동안 스타벅스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2020만잔, 2023년 2100만잔, 2024년 3270만잔이 팔렸다. 디카페인 커피가 전체 아메리카노 제품 10잔 중 1잔꼴로 팔렸다고 한다.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투썸플레이스에선 지난 10월 1~15일 오후 5시 이후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7월 같은 기간에 비해 32% 증가했다. 이디야 커피의 같은 기간 같은 시간대 판매량도 석 달 전에 비해 약 1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