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 가려진 우물에 추락…돌 파고 벽 잡아 54시간 버틴 中 여성의 최후

돌 파내고 임시 발판 만들고 버텨
우물 안서 54시간 버틴 끝에 극적 구조돼

중국의 한 여성이 산책 도중 깊은 우물에 추락했지만 스스로 돌을 파내 임시 발판을 만들고 우물 벽 틈을 붙잡은 채 54시간을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3일 푸젠성 취안저우에서 A씨(48)는 숲속에서 산책하다가 예상치 못하게 깊은 우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한 여성이 산책 도중 우물에 빠졌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SCMP

가족들은 A씨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직접 수색에 나섰으나 A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이에 다음 날 가족들은 민간 구조 단체인 '진장 루이통 블루스카이 구조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바로 수색이 시작됐다. 10명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열화상 드론을 띄워 수색에 돌입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오후 1시 45분쯤 풀숲에 가려진 우물 속에서 희미한 구조 요청 소리를 확인했다. 이에 곧장 우물 쪽으로 향해 입구의 잡초를 치운 구조대는 물속에 잠겨 있는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그는 물에 잠긴 채 우물 벽 틈을 붙잡고 있었으며, 스스로 돌을 파내 임시 발판을 만들어 버티고 있었다. A씨는 우물에 빠졌지만 수영을 할 줄 알았던 덕분에 벽에 박힌 돌을 붙잡고 떠 있을 수 있었다. 다만 위쪽은 좁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우물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A씨는 벽을 타고 오르진 못했다. 구조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지고 경미한 기흉 증세가 확인됐다. 또 오랜 시간 우물 벽을 붙잡고 있던 탓에 손에도 깊은 상처가 남았다. 현재는 치료를 받으며 안정세를 보인다.

극적으로 구조된 A씨는 "절망에 휩싸여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많았다. 우물 바닥은 새까맣고 모기가 우글거렸다"며, "근처에서는 물뱀 몇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며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노부모와 대학에 갓 입학한 자녀를 떠올리며 버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여성의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은 "믿기 힘든 생존 의지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살아 나온 게 기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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