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경찰과 은행 직원이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속아 거액을 송금하려던 70대 여성을 막아 피해를 차단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챗GPT
14일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일 오전 9시쯤 서울 금천구 한 은행에서 해외 송금을 시도하던 70대 여성 A씨가 사기 피해자로 의심된다는 은행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을 퇴역을 앞둔 미군이라고 소개한 인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 "택배비와 귀국 경비가 필요하다"는 등의 얘기를 하며 지속해서 금전을 요구했다. 홀로 살던 A씨는 이 말에 속아 2700만원을 송금하려다 은행 창구에서 제지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가 로맨스 스캠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A씨는 "내 남자친구에게 내 돈을 보내겠는데 왜 막느냐"며 쉽게 믿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약 3시간 동안 실제 피해 사례와 범행 수법을 설명하며 설득한 끝에 송금을 막을 수 있었다.
'로맨스 스캠'은 장기간 온라인 대화를 통해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쌓은 뒤 투자·운송비·귀국비 등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적극적인 도보 순찰을 통해 평소 금융기관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유지한 결과 피해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었다"며 "외국인 등을 사칭해 친분 및 신뢰를 형성한 후 투자를 유도하거나 배송비 등 대납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