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화 질그랭이'서 낮엔 바다보며 일하고 밤엔 해변서 즐긴다

주민 찾지 않는 종합복지타운 활용
주민주도로 세화마을협동조합 설립
워케이션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제주도 동쪽 끝에 위치한 가느다란 마을 '세화'엔 육지 사람들이 일을 하기 위해 찾는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센터'가 있다. 주민 26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 지난해에만 워케이션(일+휴가 합성어)을 위해 약 500명의 직장인이 다녀갔다. 이들은 낮에는 바다를 보며 일을 하고, 저녁에는 해변에서 바다를 보며 휴식을 취한다. 주말에는 오름을 걸으며 명상·요가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세화마을'이다.

세화 워케이션센터 사무실 전경.

5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 센터로 찾았다. 워케이션센터는 세화해수욕장 왼쪽 끝에 들어서 있다. 마을 중심에 있는 대표건물이지만 주민들이 거의 찾지 않아 골칫덩이로 전락한 종합복지타운을 마을주민들이 함께 워케이션센터로 만들었다.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센터를 운영하는 세화마을협동조합의 양군모 마을PD는 "2015년도에 마을 공동체가 점점 약화하고, 주민들이 모이는 횟수가 줄어들고, 대표 건물 등이 유휴로 방치되는 것을 목격하면서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바꾸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며 "세화마을협동조합이 탄생했다"며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한 외부 컨설팅과 함께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중심지활성화 사업에 선정되며 마을이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세화마을협동조합의 양군모 마을PD가 4일 워케이션센터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 농식품부 공동취재단)

세화마을은 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분야별 전문가 태크스포스(TF)를 구성해 마을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100명이 모여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477명의 주민이 모여 체계적인 수익사업을 위한 세화마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세화마을조합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1월 출범했다. 6개월간의 종합복지타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고, 2022년부터 카페와 숙박, 체험, 로컬푸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양 PD는 "세화마을은 고도제한지역(20m)으로 리조트와 호텔이 없어 세화마을을 찾는 사람이 저녁 머무르지 않았고, 이들이 마을에서 소비하려면 마을에 체류하게끔 만들어야 했다"며 "지금은 세화 질그랭이 워케이션센터를 통해 지난해에만 500여명 이상이 일하고 쉬기 위해 세화마을을 찾고 마을에서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케이션센터를 찾은 직장인들은 낮에는 바다를 보며 일으하고 저녁엔 해변에서 맥주와 함께 노래를 들으며 쉴 수 있다. 주말에는 인근의 다랑쉬오름을 걸으며 명상과 다도, 요가 등의 체험을 하고,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와 함께 물질 체험을 하고, 마을주민들과 마을을 산책하기도 한다. 또 세화마을조합은 3박4일간 세화마을 주민이 돼 당근 잡초뽑기, 키위 따기 등의 일손 돕기 등을 하는 세화 스테이도 운영하고 있다.

세화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는 해녀스테이(물질체험) 참여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세화마을협동조합)

부족한 숙박시설은 마을 내 펜션 객실을 활용하고 있다. 지역 펜션 운영자들과 협업해 마을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개 펜션, 48개 객실을 워케이션을 위해 세화마을을 찾은 직장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워케이션을 위해 세화마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양 PD는 "워케이션은 관계인구 즉, 마을에서 소비하고, 나중에는 마을과 기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발전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워케이션 오시는 분들이 일주일에 45만~50만원을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매주 20명 정도가 오고 있어 1주일에 800만~1000만원의 소비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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