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기자
일본 내각부가 제작한 후지산 분화시 피해를 가정한 CG 영상 일부
일본 사람들에게 최악의 자연재해는 대지진과 함께 후지산 분화가 꼽힌다. 만약 후지산이 분화하면 어떤 상황이 닥칠까.
지난달 26일 일본 내각부는 '화산방재의 날'에 맞춰 후지산 분화 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가정한 CG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후지TV 등 일본 언론을 종합하면 일본 내각부는 약 10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1707년 발생한 분화 규모를 대입해 피해 규모를 추정했다. 후지산에서 대규모 분화가 일어날 경우 수많은 대형 분화석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것은 물론, 용암류와 시속 100㎞를 넘는 화쇄류(화산재와 고온가스의 혼합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각부가 제작한 후지산 분화시 피해를 가정한 CG 영상 일부
후지산에서 약 60㎞ 떨어진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서는 분화 이틀 후 20㎝의 화산재가 쌓인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는 후지산에서 약 100㎞ 떨어진 도쿄 신주쿠에서도 미세한 화산재가 내리며, 분화 이틀 뒤에는 두께 5㎝ 이상 쌓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 화산재에 비가 내릴 경우, 수분을 흡수해 무거워지면서 목조 가옥이 붕괴할 우려가 있으며, 도로 또한 차량이 다닐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일본 내각부가 제작한 후지산 분화시 피해를 가정한 CG 영상 일부
이밖에도 단수, 정전, 철도 운행 중단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마비 사태가 예상되며, 분화 발생 15일째에는 그 영향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각부는 전망했다. 후지이 도시쓰구 도쿄대 명예교수는 이 동영상에서 "후지산은 과거 평균적으로 30년에 한 번은 분화했지만, 최근 300년 이상 조용했다"며 "다음 분화는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내각부가 제작한 후지산 분화시 피해를 가정한 CG 영상 일부
내각부는 이미 지난 3월, 화산재의 양에 따라 4단계로 구분해 취해야 할 행동 지침을 제시한 '수도권 광역 화산재 대책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공공기관 등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화산 방재의 날'은 1911년(메이지 44년) 8월 26일, 아사마산에 일본 최초의 화산 관측소가 설치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 내각부는 이번 영상을 공개하며 "분화 시 물류가 정체될 수 있는 만큼 평소부터 식료품 등을 비축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일본 내각부가 제작한 후지산 분화시 피해를 가정한 CG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