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환기자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입체정원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나선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100층 규모의 랜드마크를 비롯한 대규모 상업, 주거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 서울시는 사업부지만큼의 녹지 조성을 계획한 상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지구단위계획에 포함할 입체정원도시 조성 가이드라인 수립에 착수했다.
'입체정원도시'로 조성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전후 모습. 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을 '글로벌 탑5' 도시로 올려놓기 위해 추진한 '도시공간 대개조'의 핵심 프로젝트다. 과거 철도차량정비창으로 사용했던 용산역 인근 부지 약 45만6000㎡에 사업비 14조원을 투입해 국제업무·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융합된 입체도시를 조성하는 게 골자다.
서울시는 사업부지 100%에 맞먹는 규모로 녹지 조성을 계획했다. 지하부터 지상, 공중에 이르기까지 공간 전체를 입체적으로 활용한 '입체정원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번 가이드라인 수립을 통해 실현 가능성과 공간 활용 범위를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공공이 조성하는 부지 외에 민간 부지까지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녹지를 조성할 수 있는 모든 공간에 대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한다. 사업지구 내 지하층과 저층, 중층, 고층별 공간은 물론 자연지반과 인공지반도 대상이다.
녹지 공간 50만㎡ 중 20%는 구역면적을 활용해 확보한다. 지상녹지나 선로 등이 대표적이다. 30%는 필로티를 활용한 실내형공지, 공개공지 및 전면공지를 활용한 개방형녹지로 조성한다. 나머지 50%는 건물 테라스나 옥상, 벽면을 활용한 입체형으로 만든다.
핵심은 '입체보행 녹지도시'다. 지상공원 등 평면 녹지 외 ▲공중 녹지(그린스퀘어) ▲순환형 녹지(그린 커브) ▲선형녹지(그린코리더) 등 다양한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중 공중 녹지인 그린스퀘어는 용산역 남측 선로 상부에 8만㎡ 규모로 조성한다. 한강공원~용산역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입체공원이자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한 입체정원 추가 모델도 내놓는다. SH는 입체정원 디자인 모델만 30여개를 개발해 이를 업무지구 등에 맞춰 도시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도로와 공원 등 일부 기반시설에 대한 공사는 연말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용산구청은 서울시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변경안과 실시계획안을 제출했다.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실시계획 인가(토지보상 병행) ▲착공 등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실시계획안 제출은 착공을 위한 마지막 행정 절차다. 실시계획안에는 총공사비와 기반 시설 및 건축물에 대한 세부 시행지침이 포함돼 있다. 개발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열람공고도 끝났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기반시설 착공, 2028년 건축물 착공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