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해외 파견 때마다 재건축 투자 의혹

2005년·2013년 두 차례 해외파견 직전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 매입
김재섭 의원 "서민과 동떨어진 투기 행태"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해외 파견 때마다 재건축 대상인 강남의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 후 실제로는 거주하지 않았으며 거래 과정에서 시세차익도 본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5년과 2013년 두 차례 해외 파견 직전에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현재 5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소유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인사청문회 요청자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5년 미국투자공사 파견 직전 강남 개포주공 3단지(35.87㎡)를 3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후 실거주하지 않고 보유하다 2013년 제네바 유엔대표부 파견을 앞두고 5억4500만원에 매각해 약 2억원대의 차익을 남겼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디에이치아너힐즈'라는 이름으로 재건축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같은 시기 이 후보자는 개포주공 1단지(58.08㎡)를 8억5000만 원에 새로 매입했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로 재건축됐다. 현재 시세는 47억~50억원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실제 거주는 대치동, 도곡동 전세나 용인 수지 아파트였다. 김 의원은 "강남 노후 재건축 아파트는 전적으로 투자용으로만 활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섭 의원은 "얼마 전 논란이 됐던 구윤철 장관의 50억 강남 아파트와 똑같은 단지가 이 후보자의 아파트"라며 "공직 후보자들이 반복적으로 강남 재건축 투기 의혹에 연루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후보자는 두 차례 해외 근무 직전 모두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였는데 이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전형적인 투기 행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에게는 대출조차 막으면서, 정작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재건축 투자로 수십억 원의 자산을 불려왔다"며 "강남 부동산으로 큰 재미를 본 후보자가 과연 집값 안정에 진정한 의지를 갖고 정책을 펼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경제금융부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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