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지난주부터 '메타 초지능 연구소'의 외부 인재 채용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메타 측은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채용 중단을 확인하며 "새로운 초지능 프로젝트를 위해 인력을 확보하고 연간 예산 및 계획 수립을 진행한 이후 탄탄한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소를 이끄는 알렉산더 왕 최고 AI(인공지능) 책임자가 승인하면 예외를 두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가 '메타 초지능 연구소'의 외부 인재 채용을 중단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인간을 뛰어넘는 AI 개발을 목표로 한 '메타 초지능 연구소' 설립을 공식화했다. 연구소는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총괄하는 'TBD 랩', 10년 넘게 AI를 연구해온 내부 조직 'FAIR', 제품·응용 연구팀, 인프라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채용한 외부 인력 대부분은 TBD 랩에 배치됐다.
메타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내걸며 초지능 연구소 인재 영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6월 스타트업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19조 6000억원)를 투자하고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왕을 영입했다. 또 오픈AI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의 공동창업자 대니얼 그로스와 개발자 플랫폼인 깃허브의 전 CEO 냇 프리드먼도 영입했다. 최근까지 메타는 오픈AI에서 20명 이상, 구글에서 최소 13명, 애플에서 3명, xAI에서 3명, 앤트로픽에서 2명 등 모두 50명 넘는 외부 AI 연구원과 개발자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최고 1000억원대에 달하는 보수 패키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지난 4월 LLM 모델 라마 4(Llama 4)를 공개했으나, 경영진으로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저커버그는 당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개발팀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간 LLM 개발을 주도해온 AGI 파운데이션 팀이 이번 재편 과정에서 해체됐다. 또 잇따른 조직 개편에 불안을 느낀 일부 직원은 메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발표된 라마 모델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로 이름 올린 14명 중 11명이 퇴사했다.
라마 모델 개발 연구원이었던 티멘 블랑케보르트는 퇴사 전 내부 게시판에 "AI 부서에서 진정 즐거워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며 "조직 내 두려움이 전이성 암처럼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빈번한 성과평가와 반복되는 구조조정이 사기와 창의성을 저하하고 있다"며 "대부분은 우리의 미션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저커버그는 "초지능 AI를 개발하는 데 있어 업계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AI를 노동 자동화에 집중시키기보다 사람들의 개인 생활을 돕는 방식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