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철영기자
송승섭기자
연합뉴스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11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외국 정상 방문으로 이 대통령은 원자력발전, 고속철도, 방위산업 등을 포함해 문화·예술 산업 분야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또럼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가 오는 10일부터 나흘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공산당 총서기는 베트남의 국가 최고 실권자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외국 정상이 방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11일 또럼 서기장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가질 계획이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또럼 베트남 서기장과 함께 정치·안보, 교역·투자 분야 외에도 원전, 고속철도, 스마트시티 등 국책인프라, 과학기술, 인재양성 등 미래 전략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럼 당 서기장의 국빈 방한을 통해 한-베트남 관계를 더욱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양국의 의지를 확인하고 아세안과의 협력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을 찾는 것은 11년 만이다. 2014년 10월 응우옌푸쫑 당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한국을 국빈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양국은 연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연내 마무리하자는데 합의했다. 이후 약 2개월 뒤인 2014년 12월10일 한-베트남 FTA가 협상 시작 28개월 만에 타결됐다.
또럼 서기장은 특히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한-베트남 정상회담의) 구체적 의제가 나와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또럼 서기장이) 문화·예술과 관련해 가보고 싶은 곳에 요청할 부분이 많은 거로 알고 있다. 만나보고 싶은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아서 그 부분에 집중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도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 누적 기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진출해있다. 특히 베트남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20%에 달하는 고율의 상호관세를 적용받았다. 현지 우리 기업도 미국 수출 시 영향을 받는 만큼 관련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대화 도중 (관세 논의가) 자연스럽게 오가지 않을까 예측된다"고 얘기했다.
공산당 총서기는 주요 기업 총수들과 연쇄 회동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년 전 응우옌푸쫑 베트남 총서기도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을 택하고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과 만났다. 이번에는 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SK, LG 등 베트남 현지 사업장을 두고 있는 기업 총수들과 만나 투자 계획과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이후 베트남과의 협력 등을 강조해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9일 열린 26회 국무회의에서 해외 인력 유치방안을 보고받은 뒤 "베트남에서도 우리나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인도적 차원에서 베트남 쪽을 많이 받아준다든지, 베트남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자"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