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희기자
국내 시멘트업계의 내수 판매가 33년 만에 처음으로 2000만t대 아래로 떨어졌다. 외환위기와 미국발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도 저조한 성적표다.
시멘트 공장 전경. 윤동주 기자 doso7@
1일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1~6월 시멘트 내수(출하)가 전년 동기 대비 17.4% 급감한 1888만t에 그쳤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 1992년 1976t을 출하한 이래 33년 만에 처음으로 2000만t대가 무너진 것이다. 최근 5년간 상반기 시멘트 내수 실적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특히 2023년 2604만t으로 정점을 찍은 지 불과 2년 만에 27.5%가 감소했다. 외환위기(IMF)인 1998년(2148만t)과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2404만t)과 비교해도 저조한 성적표다. 이에 따라 곧 발표를 앞둔 주요 7개 사(한일시멘트·삼표시멘트·아세아시멘트 등)의 경영 실적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악화의 배경은 장기화한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이다. 그나마 성수기로 들어서며 2분기 시멘트 내수 감소율(13.8%↓, 1075만t)은 1분기(21.8%↓)보다 완화했지만, 전반적인 추세를 뒤집긴 어렵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연기된 건설공사의 착수 및 사업 추진 등으로 감소율이 더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지속적인 건설경기 침체 흐름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데다 정부 SOC 예산 감소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절벽에 직면한 국내 시멘트업계는 이미 위기경영에 돌입한 상황이지만 실효성 높은 건설경기 부양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 올해 시멘트 내수는 4000만t을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