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서윤기자
현대건설이 미국의 민간 에너지 디벨로퍼와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에너지·AI 복합 인프라 개발에 나선다.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원자력 기반의 에너지 공급망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31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페르미 아메리카와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명식에는 이한후 현대건설 대표, 토비 노이게바우어 페르미 아메리카 공동 창립자 등 양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기가와트(GW)급 전력망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에너지 디벨로퍼로, 릭 페리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공동 창립한 회사다.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오른쪽)와 페르미 아메리카 토비 노이게바우어 공동 창립자가 31일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계동사옥에서 '첨단 에너지 및 인텔리전스 캠퍼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사는 ▲원자력 기반 하이브리드 에너지 프로젝트 공동 기획 ▲프로젝트 단계별 세부 업무 패키지 개발 ▲기본설계(Front-End Engineering Design·FEED) ▲연내 EPC 계약 추진 등 본 프로젝트의 원자력 발전 부문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한편 ▲정기 실무협의체 운영 ▲전략 과제 공동 대응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페르미 아메리카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약 2335만㎡ 부지에 세계 최대 규모 민간 전력망(HyperGrid™) 캠퍼스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 11GW 규모의 전력 공급망은 대형 원전(AP1000) 4기 4GW, 소형모듈원자로(SMR) 2GW, 가스복합화력 4GW, 태양광·에너지저장시스템(BESS) 1GW를 통합해 구성된다. 이 전력은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단계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다양한 에너지 인프라가 통합된 세계 최대 규모의 복합 에너지·AI 캠퍼스 조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중요한 출발점으로 삼아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신규 에너지 사업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지속해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비 노이게바우어 페르미 아메리카 공동 창립자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원전 건설 역량을 입증한 현대건설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AI 시대 확장에 대비한 에너지 공급 기반을 신속하게 구축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