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기자
작년 중국 혼인 건수는 610만6000쌍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 등은 31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24년 민정 사업 발전 통계 공보'를 인용해 작년 중국의 혼인율은 4.3‰(천분율·퍼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대비 1.1‰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1978년 이후 45년 만 가장 낮다.
중국 결혼식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내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법적으로 혼인 등록을 마친 부부는 610만 6000쌍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5~29세의 혼인 건수가 428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34세(260만9000명), 40세 이상(228만2000명), 20~24세(163만5000명), 34~39세(139만7000명)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지는 혼인 건수와 출생률 감소에 중국 당국은 혼인신고 규정 간소화, 차이리(彩禮) 규제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광저우 난링촌은 혼인 시 4만 위안, 산시 루량시는 1500위안을 지급한다. 하지만 작년 출생 인구수도 감소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신생아 수는 902만명으로,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가장 적었다. 이에 중국 전체 인구도 2023년 14억967만명으로 2022년 말보다 208만명 줄었다. 2035년엔 14억명이 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지는 경기 둔화, 불안정한 일자리, 치솟는 주택 가격, 자녀 교육비 등은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발표한 2024년 '중국 도시 가족 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데 평균 비용이 270만원(약 5203만원)에 달한다. 평균 월 소득이 1만 위안(약 192만 원)이 안 되는 젊은 세대에게는 천문학적 숫자인 셈이다. 성비도 문제로 거론된다. 국가통계국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의 결혼 적령기(22~40세) 남성은 여성보다 약 3400만 명 더 많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이러한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중국은 3세 미만 영유아에게 육아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첫 육아수당 제도임에도 여론이 싸늘하다. 3년에 걸쳐 1만800위안(약 210만원) 주는 육아수당 금액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육아수당이 출산휴가, 보육비 지급, 주택 구매 등 다른 정책들과 연계돼 혼인과 출산까지의 지원 체계가 더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지역별로 차등을 둬 지원 체계를 다양화하고, 생계 정책 및 서비스, 재정 지원을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