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펄어비스가 오는 4분기 자체 게임엔진인 '블랙스페이스'를 통해 신작 '붉은사막'을 선보인다.
펄어비스 제공
자체 게임엔진 개발에는 '이용자가 원하는 걸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제대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직접 만든다'는 철학이 깔렸다. 2014년 출시한 '검은사막'도 자체 엔진이 흥행에 일조했다.
펄어비스는 최근 채용 유튜브 채널 '펄크루트'에서 상용 엔진에 의존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고 30일 밝혔다.
펄어비스는 창립부터 자체 게임엔진 개발에 주력해왔다. 출발점은 "우리가 표현하고 싶은 세계를 상용 엔진으로 만족스럽게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펄어비스는 "단순한 기술 독립을 넘어 개발 역량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였다"며 "누군가는 코드를 짜고, 캐릭터를 그리고,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직접 뛰었다.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고 함께 고민하면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10명 남짓한 개발자가 엔진과 게임을 동시에 만들었고 '검은사막'이 세상에 나왔다. 빠른 업데이트와 압도적인 그래픽, 방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전 세계 누적 가입자 5500만명이 즐기는 글로벌 흥행작이 탄생했다.
펄어비스는 이후 2018년 '검은사막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벌였다. 수많은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접속하는 라이브 게임인 만큼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면서도 기존 유저의 경험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택형 옵션' 방식을 도입했다.
현재의 기술로 재구현한 모습을 상상하며 엔진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물리 기반 렌더링과 이미지 기반 조명, 고급 후처리 기법 등을 적용해 같은 장소·캐릭터로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며 이용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차기작인 '붉은사막'은 더 넓은 세계를 요구했다. 펄어비스는 서로 다른 장르와 세계가 어떻게 하면 잘 만들어질지 고민하면서 두 번째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개발에 돌입했다고 했다.
펄어비스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에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캐릭터 표정, 수백명의 전투를 동시에 처리하는 성능, 도시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밀도감을 담기 위해 그래픽, 렌더링, 인공지능(AI), 네트워크 등 엔진의 전 영역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기술을 외주화하지 않고 내재한 덕분에 가능했다"며 "자체 엔진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표현 언어이자 창작의 자유를 부여하는 밑바탕"이라고 강조했다.
게임과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것. 펄어비스는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이 장면을 더 생생하게 전달하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와 같은 질문의 끝에서 펄어비스의 게임은 엔진 기술과 함께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